지난해 연말 함경북도 한 기업소의 부문당(黨) 비서가 말실수로 도(道) 보위부에 체포된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무산광산 연말 종업원 강연 진행자인 부문당 비서가 보위부에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강연을 마치고 나오면서 강연제강에 서술된 내용이 ‘거짓’이라고 불만을 표출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무산광산은 2만 4000여명의 근로자들이 있으며, 약 6개의 부문별 ‘직장’이 있다. 이 중 한 직장 담당 비서가 강연회를 마치고 나오던 중 혼잣말로 “거짓말은 이제 그만 해야지”라고 중얼거린 것이 보위부에 보고돼 체포된 것.
중앙당 선전부에서 내려 보낸 연말 강연제강에는 ‘올해(2014년) 김정은 영도로 이룩된 여러 분야별 성과들과 다음해 전망 목표’가 포함됐다. 특히 ‘내년도 인민생활 향상과 함께 정상배급이 이뤄진다’는 내용이 서술되어 있었다.
중앙당 선전부에서 제작된 강연제강은 대상별(간부용, 일반군중용)로 구분돼 전국의 기관기업소들에 중요문건으로 배포된다. 연말에는 인민경제 여러 분야에서 이룩한 성과들과 이듬해 전망계획이 서술된 강연제강이 배포되는데, 초급당 비서나 부문당 비서 혹은 기업소 지배인이 직접 강연 진행자로 나서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소식통은 “인민생활향상과 관련된 강연제강이 해마다 수시로 배포되었지만, 현실과 거리가 먼 탓에 책임간부들의 불만이 많았다”며 “강연 집행자인 책임 간부(초급당·부문당 비서)들은 ‘이러다가는 나까지 거짓말쟁이가 되겠다’며 군중 앞에 나서기를 꺼려 아래 일꾼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어 “강연 집행자인 직장 부문당 비서가 현장에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아직 부문당 비서가 풀려났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어, 아직도 조사를 받고 있으며 심할 경우 시범뀀(본보기)으로 단련대에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문당 비서가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니라는 반응이 주민들 사이에서 나온다”며 “이 같은 일 때문에 새해를 맞은 해당 기업소와 주변 지역은 어수선한 분위기여서 설(신정) 명절도 제대로 보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