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1호 전투근무 태세 유지한 채 ‘하기훈련’ 돌입

총참 "훈련 간략화·무기소제 생략시 군법 적용"…4일까지 특별경비근무 주간 선포

김정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4년 7월 조선인민군 해군 지휘성원들의 수영능력판정 훈련을 지도했다. 사진은 지휘성원들의 수영모습. 당시 군 간부들은 김 위원장의 말 한마디에 10km 바다 수영을 강행해야만 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군이 1일부터 하기훈련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이번 훈련은 1호 전투근무 태세에서 진행돼 훈련을 간략화하거나 무기 손질 시간을 거를 시 이를 사건·사고로 취급해 처벌한다는 강력한 경고가 있었다는 전언이다.

3일 데일리NK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군 당국은 지난달 29~30일 이틀간 군 훈련 집행자들을 대상으로 앞선 동기훈련 결과를 평가·총화하고 하기훈련 준비상태 검열을 진행했다.

지난 동기훈련 당시에는 보름에 걸쳐 준비상태를 검열했으나, 이번에는 부업지 농사 동원 등으로 군이 밤낮없이 바쁜 시기라는 점을 참작해 짧은 기간 내 집약적으로 준비상태를 검열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번 검열에서 군 총참모부는 훈련집행 부문에서 야간훈련과 수영훈련 등을 간략화하지 말 것과 일과집행 부문에서 일일 무기 소제(손질) 시간을 거르지 말 것을 특별히 당부하고, 이를 어길 시에는 군적인 사건·사고로 취급해 군법으로 처벌한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총참모부는 ’실전과 같은 훈련만이 강한 군대를 만든다‘면서 하기훈련 돌입 전날(6월 30일) 저녁 5시부터 이달 4일까지 훈련 첫 주간을 특별경비근무 주간으로 선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북한은 지난달 대남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발령됐던 1호 전투근무 태세를 해제하지 않고 하기훈련 동안에도 그대로 유지하도록 했는데, 이는 그만큼 긴장된 자세에서 경각심을 갖고 훈련에 임할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후 각 부대의 하기훈련 준비상태 검열 결과는 총참모부 작전국 9처(작전훈련 담당부서)에 보고됐고, 전군은 예정대로 지난 1일부터 정식 하기훈련에 돌입했다.

소식통은 “그간 부업지 농사와 부대 병영 건설로 해이해진 군의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해 긴장된 분위기에서 하기훈련에 진입했다”며 “훈련 첫날 아침부터 부대별 총상학준비 검열을 진행하고 지휘관들이 군인들을 대상으로 제2기 전투정치훈련(하기훈련) 과제 암기상태도 검열했다”고 전했다.

한편, 소식통은 “이번 하기훈련에서 육군은 병종별 야간사격 및 산악행군과 실내 전문상학을 6:4 비율로, 해군은 김일성-김정일주의 수영법에 기초한 해양 수영훈련과 전문상학을 7:3 비율로, 공군은 야간폭격 훈련과 지상 비행전술 모의훈련을 5:5 비율로 실시하라는 내용이 훈련강령으로 내려졌다”고 말했다.

기본적인 전투 임무를 수행하면서 군종, 병종별로 여름철 기상 조건 및 계절적 특성에 맞는 야간훈련과 수영훈련 등에 집중하라는 주문이 담겨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런 가운데 군인들 사이에서는 ‘식량 공급도 거의 줄어들어 부업에 전심해야 식량을 마련할 수 있는 상태인데 1년 중 가장 농번기에 부업도, 훈련도 다 강하게 하라니 죽을 맛이다’ ‘옛날에는 매일 한 정씩 청소하면 됐는데 이번에 특별명령이 떨어져 9~13정되는 편제무기를 다 소제해야 한다니 벌써부터 걱정이다’ ‘차라리 갱도전투근무나 잠복근무, 경비근무에 나가는 것이 편하겠다’는 등 불평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