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에는 왜 여군 장성이 없을까?

▲ 북한 여군의 모습 <사진:연합>

남한에서 젊은층의 실업률이 높아짐에 따라 여성 군인의 인기가 높다는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다. 북한에서도 여성 군인은 남한과 마찬가지로 자원복무제로 되어 있다. 그러나 남한과는 달리 북한군 여성의 운명은 그리 밝은 편이 아니다.

우선 북한에서 여성 군인은 고급인력이 되기를 포기한 사람들이다. 비록 남성 군인에 비해 군 복무연한이 3~4년 감축된 5~6년제이긴 하지만 그 나이까지 복무한 여성 군인들은 제대를 하게 되면 바로 결혼연령에 이르게 된다.

인민반장이라도 되려면 10년은 복무해야

그렇지만 북한에선 결혼한 여성은 대학공부를 절대 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이 강하기 때문에 제대 후 결혼도 하고 대학공부도 한 여성은 전무후무한 실정이다.

반면 대학 졸업 경력이 없는 여성은 권력이 있는 고급인력의 자리에 오를 수 없다. 그들이 쥘 수 있는 권력은 기껏해야 인민반장이나 작업반 세포비서 정도다. 그것도 군대에 가서 입당을 하고 온 경우에만 가능하다.

군대에 가서 입당을 했다고 자동으로 인민반장이나 작업반 세포비서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군에서 인력 통솔 경험이 있어야 가능한데 그런 경험은 인민군 군관 이상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

결국 인민반장이나 세포비서의 자리도 인민군 군관 복무 경력자들에게나 차려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북한에서 여성이 인민군 군관이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만 10년 이상의 軍 경력이 있어야 한다.

북한 여성 군인 중에서 군관으로 발탁되는 비율은 전체의 약 1/50 정도이다. 즉, 제대군인 여성 50명 중 한 두명 정도만이 세포비서나 작업반 세포비서의 자리라도 차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북한군대에 여성 장군이 없는 이유

물론 일생을 군에서 복무하는 여성도 간혹 있다. 인민무력부 11호병원 간호장이 그런 경우인데, 그것도 계급별로 순차를 밟아 승진한 경우가 아니고 김일성이나 김정일이 특별지시를 내려 별을 달아준 케이스다. 외국에는 유명한 여성 장군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왜 없느냐며 여성 장군을 만들라는 지시가 떨어지는 통에 벼락출세를 시킨 사례다.

그 때 북한에서는 군관 복무 경험이 있는 여성들을 파악하여 재복무 의지가 있는 여성들은 주부임에도 불구하고 몇 개월동안 재교육시켜 군좌급 계급에 승진시켰던 일이 있었다. 그러나 얼마 못가 그 일은 곧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북한軍 시스템 자체가 여성 장군을 키우도록 형성되어 있지 않는 탓이었다.

군에서 경력은 사회에서 인정해주지 않아

간혹 간호사나 무전 통신수의 경우 제대 후 사회직업과 연결될 수도 있지만 군에서 습득한 전문지식을 살리기 위해서는 제대후 다시 간호 양성소나 해당 학교를 마친 후 해당 업체에 배치받는 경우 정도다.

그렇지만 웬만한 사회적 연줄이 있지 않고서는 병원 배치도 쉽지 않은데 군 계통과 사회 계통에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어 군쪽에 연줄이 널려있는 사람이 사회쪽까지 연줄을 뻗치고 있는 경우는 그리 흔치않다.

즉, 군 복무시에 배운 간호술이나 통신기술을 사회에 나와서도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제대 여성군인들에겐 결혼이 ‘제1의 인생목표’

군대에서 제대하여 통계학교나 간단한 전문학교 코스를 밟고 평생 직업인이 되는 여성도 있지만 그것도 공부를 마칠 때까지 결혼을 미루는 조건이라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군에서 제대한 여성에게 결혼이라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중요한 ‘제1의 인생목표’로 다가오기 때문에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부모를 비롯한 주위에서 결혼을 미루면서까지 자신의 미래 직업을 위해 전문직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허락을 하지도 않거니와 그것을 무시하면서까지 자기 장래를 개척해나갈 용기와 의식이 있는 북한 여성 군인들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 탓에 군에서 제대를 한 대부분의 여성들은 결혼에 안주하게 되고 자신의 능력과 경험을 살리지 못하고 비젼 없는 삶에 묻혀 버리고 만다.

최진이 / 前 조선작가동맹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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