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공작원 접촉 아지트 ‘동욱화원’ 스케치

국내 야당간부와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북한 공작원들과 만난 곳으로 공안당국이 지목한 ‘동욱화원’은 베이징의 제5 순환도로 동쪽 밖, 조용한 빌라식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다.

현재의 정식 주소는 베이징시 차오양(朝陽)구 솽차오둥루(雙橋東路) 18호원(十八號院)이고, 북한 비밀공작원의 아지트라는 ‘3089호’는 18호원을 구성하는 4개의 빌라.아파트단지 가운데 제3단지 89호라는 뜻이다.

이곳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왕(王)모씨는 29일 10여년 전 단지가 처음 형성됐을 때는 ‘솽차오둥루 둥쉬화위안(東旭花園) 0000호’ 식으로 호수가 매겨졌다가 이후 ‘솽차오둥루 18호원 0000호’ 식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여전히 전체 가구 수가 1천여 호인 단지 전체를 ‘둥쉬화위안’으로 부르고 있었고 동서남북 4곳에 있는 출입 문루(門樓)에도 ‘둥쉬’ 혹은 ‘둥쉬신촌(新村)’ ‘둥쉬아파트(公寓)’ 등 현판이 붙어 있었다.

동쪽지역인 3단지(三區)의 중간쯤에 위치한 ‘3089호’는 외벽의 칠이 벗겨져 나가 별로 볼품이 없는 모양을 하고 있는 복층 빌라. 중개업자 왕씨의 말에 따르면, 지하실과 다락, 차고를 합친 연 건축면적은 250㎡ 가량이다.

높이가 2m를 조금 넘는 갈색 벽돌 담 한가운데에는 너비 1.5m 가량의 갈색 철제 출입문이 있었고, 정원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1층과 2층의 창은 모두 커튼이나 파란색 비닐 같은 것으로 가려져 있어 언뜻 보기에 사람이 살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출입문 바로 왼쪽에는 ‘솽차오둥루 18호원’이란 파란 글씨 옆에 ‘3089’라는 호수가 빨간색 글씨로 쓰여 있었고, 출입문 오른쪽은 차고였으나 특이한 점은 눈에 띄지 않았다.

왕씨는 “이런 낡은 빌라의 경우 매매가격이 60만위안(약 7천200만원)이고 리모델링을 하면 100만위안을 호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3단지에서는 적지 않은 수의 빌라들에서 리모델링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사람의 왕래가 아주 드문 이 빌라 주변에서 20여분 동안 지켜보는 사이 20대 중국인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바로 옆 3090호와의 사이에 난 앞.뒷길 통로에서 나와 휑하니 빌라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목격되고 얼마 안 있어 안에서 어느 나라 말인지 식별하기 어려운 남성 목소리가 흘러나왔으나 곧 그쳤다.

3단지의 빌라식 주택군은 한 줄에 10채 안팎씩이 동서로 잇닿아 있고 그 앞과 뒤에는 승용차 2대가 충분히 비켜갈 수 있는 너비 6m 가량의 도로가 지나가는 형태로 구성돼 있다.

3089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절대 다수가 개발 전부터 이 일대에 거주하던 농민들이고 외국인들도 조금 살고 있으나 한국인이나 북한인이 사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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