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가요 1990년대 이후 `밝고 생기’

북한에서 1990년대 이후 밝고 생기있는 노래가 많이 창작, 보급되고 있다.

북한의 예술잡지 ‘조선예술’ 8월호는 “1990년대와 이후 시기 창작된 생활을 노래한 가요음악은 선율 형상(표현)적 측면에서 새로운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생활을 노래한 이 시기 가요음악의 선율형상적 특성은 혁명적 낭만과 희열, 생기있고 낙천적인 우리 군대와 인민의 생활감정을 담은 정서적 색깔이 충만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잡지에 따르면 남한에도 널리 알려진 ‘휘파람’(1990)과 이달 초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을 응원하러 온 청년학생협력단이 불러 관심을 끌기도 한 ‘준마처녀’(1999)를 비롯, ‘축복하노라’(1990), ‘내 이름 묻지 마세요’(1990) , ‘여성은 꽃이라네’(1991), ‘처녀시절’(1991) 등이 대표적인 곡이다.

또 ‘뻐꾸기’(1992), ‘토장의 노래’(1993), ‘우리 장단이 좋아’(1994), ‘부러웁데요’(1998), ‘나도 몰래’(1998), ‘행복의 빛이라오’(2002), ‘군대식이 멋있지’(2003) 등도 꼽힌다.

‘휘파람’과 ‘축배를 들자’, ‘여성은 꽃이라네’, ‘토장의 노래’, ‘우리 장단이 좋아’ 등은 민요풍의 노래이며, 후렴부분을 활용해 ‘현대적인 맛’을 살렸다는 분석이다.

‘여성은 꽃이라네’와 ‘처녀시절’, ‘준마처녀’, ‘나도 몰라’ 등은 동적(動的) 리듬이 강해 경쾌하면서도 약동적이고 낭만적인 느낌을 주는 참신한 곡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이들 노래는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통속성’과 예술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잡지는 이런 노래로 ‘토장의 노래’와 ‘내 이름 묻지 마세요’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며 선율의 반복을 통해 ‘음악의 개성적 특성’을 잘 살렸다고 말했다.

이같이 낭만적이고 경쾌한 노래가 많이 창작, 보급된 것은 다분히 시대적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노래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활용, 밝고 활달한 분위기의 노래를 부르도록 적극 권장함으로써 1990년대의 침체된 사회 분위기를 추스르려 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라는 구호에서도 나타나듯 북한은 현재는 비록 어렵지만 미래는 밝다면서 참고 견디며 노력하자는 이른바 ‘혁명적 낙관주의’를 주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자연히 음악계에서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 노래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1990년대 북한 사회는 공장이 가동을 멈추고 수많은 주민이 굶어 죽는 등 총체적 난관에 부딪힌 ‘고난의 행군’(1990년대 중.후반)을 경험한 것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