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軍 아프간 파병?…어느 국회의원의 정신나간 소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미국과 북한의 관계정상화와 6자회담의 진전 상황에 따라 아프가니스탄에서 북한군이 평화유지군 일원으로 활동하는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21일 뉴욕의 코리아 소사이어티에서 열린 강연에서 북한도 ‘유엔 회원국’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북한군이 아프간에서 평화유지군으로 활동하게 되면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와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아프간 문제의 성공적 해결을 통해 국제사회를 이끄는 주도국으로서의 지위를 다시 얻을 수 있고, 북한도 고립을 끝내고 새로운 북미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며 북한군의 아프간 파병이 미북 양국에 모두 이득을 주는 일이라고 역설하기까지 했다.

송 의원의 발언은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LA 발언을 떠올리게 한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미국 LA에서 가진 강연에서 “핵이 위협에 대한 억제력이라는 북한 주장은 일리 있는 측면이 있다”는 요지의 주장을 펼치며 한미동맹에 큰 상처를 남겼다. 마찬가지로 송 의원의 이런 발언이 미국인들 사이에서 어떻게 회자될지 걱정스럽다.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 탄생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을 축하해주기 위해 직접 미국까지 찾아간 한국의 국회의원이 국제정치의 ‘1차방정식’ 조차 모르고 있으니, 미국인들의 눈에 대한민국 국회의원 수준이 어떻게 비쳐질까?

송 의원의 언급대로 북한은 1991년 한국과 함께 유엔에 가입한 ‘유엔 회원국’이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북한은 ‘유엔 회원국’으로서 세계 평화와 인류 공동의 이익에 기여한 바가 전혀 없다. 오히려 국제사회의 안전과 보편적 인권을 위협하는 행위로 인해 유엔으로부터 각종 경고와 제재를 받아 왔다.

핵실험을 단행해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고 있고,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인권결의안을 몇 년째 거부하고 있으며, ILO(국제노동기구) 등 유엔 기관들의 권고사항을 밥 먹듯이 무시하는 북한이 유엔평화유지군이라는 국제사회의 공권력에 어떻게 합류할 수 있단 말인가?

또한 북한 인민군은 외부의 안보위협으로부터 자국민을 지키는 통상적인 군(軍)의 기본 임무를 수행하는 집단이 아니라 수령독재 유지를 위해 김정일의 호위군대로 전락한 일종의 사병집단에 불과하다. 북한 인민군에게 국제평화와 질서 유지를 위한 ‘국제 공권력’을 부여한다는 것은 불량배에게 치안을 맞기는 꼴이다.

미국이 아프간 사태 해결에 사활적인 요구를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북한군 파병을 계기로 미북간 관계개선에 돌파구가 생길 것이라는 천진난만한 발상은 송 의원이 과연 국제정치의 기본을 알기나 하는 건지 의심스럽게 만든다.

미북간 대립은 근본적으로 체제유지수단으로써 핵무기를 쥐고 있는 김정일과 자국 안보에 대한 잠재적인 위협요소인 북핵을 제거하려는 미국의 이해가 상충된 결과다. 미북관계의 근본 대립요소가 바뀌지 않는 한 ‘신뢰조성’나 ‘대화를 통한 타협’ 등은 그야말로 외교적 수사일 따름이다.

특히나 북한은 아직까지도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을 지역적 이해를 저해하는 ‘중요 위협’으로 간주하고, 재래식 무기와 화학무기, 핵과 미사일 확산 등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어느 정신나간 지도자가 이러한 위험국가의 군사적 활동을 국제적으로 용인해주는 결정을 한 단 말인가?

지금 우리 국민들은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로 몸과 마음이 모두 무겁다. 국회가 담당해야 할 민생 현안 처리도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송 의원은 괜시리 외국에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발언으로 국제사회의 웃음거리를 자초할게 아니라, 속히 입국해 민생부터 챙기시길 바란다.

그래도 시간이 남는다면 국제정치 개인과외라도 받아보실 것을 권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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