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軍 무장한 채 탈북…단둥 등 특별경비”

최근 북한의 무장 군인들이 압록강을 통해 탈북하는 사건이 발생해 중국 단둥(丹東)시 인근 지역에 경비가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 추정 위치./데일리NK
단둥지역 변방대 관계자는 14일 데일리NK에 “지난달 20일경 콴뎬(寬甸) 만족자치현 부근으로 무장한 북한군인 8명이 넘어오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들 중 2명은 도강하는 과정에서 북한군에 사살됐고, 나머지 6명은 달아나 검문검색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콴뎬 자치현은 중국 단둥시에서 북동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무장군인들의 집단탈북 사건은 밤 12시경 발생했다. 이들은 중국 콴뎬 지역과 마주하고 있는 평안북도 북부 압록강(수풍호) 연안에 있는 벽동(碧潼)군 쪽에서 넘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중국군과의 충돌 여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현지에선 중국 군인들이 일정한 대가를 받고 탈북을 눈감아 줬을 것이란 소문과 함께 약간의 충돌이 있었다는 얘기도 퍼지고 있다.


탈북군인들은 탈북·밀수 등을 막는 임무를 맡고 있는 국경경비여단 소속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보초를 서던 군인들이 서로 짜고 교대하는 시간에 맞춰 두 개조가 한꺼번에 도망을 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북한의 야간 국경경비는 보통 실탄을 장착한 2인 1조가 50m 간격으로 잠복을 서고, 동시에 3~4명이 한조를 이뤄 순찰을 돈다. 잠복조는 교대가 없지만 순찰조는 2시간 간격으로 교대한다. 따라서 정황상 순찰조가 교대시간에 맞춰 함께 집단탈북을 한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에 따르면 사건 발생 즉시 콴뎬 인근 주요 도시들에는 무장한 중국군이 직접 파견됐다. 탈북 군인들의 도주 과정에서 자칫 총격전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군인들이 검거를 피해 내륙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커 기차역 등에는 수십 명의 군인들이 직접 검색을 실시했다.


실제 단둥 기차역에서는 지난 10일까지도 무장한 중국군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거동이 수상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일이 신분증을 확인해 주변을 긴장케 했다. 신분증을 제시하지 못한 사람들은 곧바로 끌려가는 사례도 수시로 목격할 수 있었다.


기차표 검사도 종전과 달리 2~3차례 더 실시해 승객들의 불편을 사기도 했다. 이 같은 검문검색은 수주일 동안 이어져 주민들도 해당 사건을 궁금해 하는 분위기다.


한편, 북한에서도 이들을 체포하기 위해 수십여 명의 보위부원을 직접 단둥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인 밀집지역 등을 중심으로 보위원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들은 단둥시의 코리아타운이라 불리는 싼마루(三馬路)와 상가밀집지역인 신류(新柳), 개발구 등을 중심으로 탐문수색을 벌이고 있다.


사건 발생 직후부터 중국과 신의주 사이의 전파교란은 더욱 심해졌다. 통화가 잘됐던 지역에서도 끊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압록강 하류지역의 탈북사례는 드물다. 때문에 국경경비여단의 군기(軍紀)도 두만강 쪽보다 많이 떨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경비를 서던 군인들이 무장한 채로 집단으로 탈출한 사건은 그만큼 북한군의 기강이 해이해져 있음을 의미하고 있어 파장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