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軍 담화..”南 정부 조치에 맞대응”

북한 금강산 지역 군부대 대변인 명의의 3일 담화는 금강산 사건과 관련한 우리정부 조치들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당분간 남북 경협 중단에 따른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우리 정부에는 끌려가지 않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다만 북측이 금강산 관광 중단을 언급치 않았다는 점 등에 미뤄 이번 담화는 대남 관계를 한번에 파탄내기 보다는 단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점을 보여준 것으로, 극단적인 상황 악화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그러나 이번 담화로 인해 사태의 해결을 위한 접점 찾기는 더욱 어려워져 남북관계 경색 장기화는 불가피하게 됐다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사 = 우리 정부합동조사단의 모의실험 결과에 대한 불만과 그간 남측의 움직임에 대한 대응 입장을 표명한 것 같다. 북측은 남측이 남북관계를 재개하고자 하는 뜻이 없는 상태에서 이번 사건의 책임을 북측에 전가하려는 의도적 행위라고 인식한 것 같다.

이번 내용은 북한 중앙 당국과 충분히 조율된 것이지만 군당국자 명의로 발표해 수위를 조절하는 것 같다. 대남 관계를 한번에 파탄내기 보다는 단계적인 대응인 것 같고 선군정치를 표방하는 북한의 강경한 입장을 군이 주도하는 분위기를 공식화한 것이다.

그러나 금강산 남측 인원중 ‘불필요한 인원’을 추방하겠다는 것은 바꿔 말해서 향후 금강산 관광 재개시 필요한 최소한의 시설 관리 인력 등은 남겨둘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것은 언제라도 금강산 관광 재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로서도 후퇴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 자칫 강경대응 기조로 나가면 일정 기간 남북 경색 상태는 계속될 것 같다. 개성관광 등 다른 부분에도 파급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서재진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연구위원 = 정부합동조사단의 모의실험 결과에 대한 북한식 대응으로, 남한 정부를 압박하는 전술이다. 남한이 북한에 대해서 대응을 할 수록 북한은 더 강한 방식으로 대응을 한다. 북한은 합동조사는 안된다는 단호한 입장 보이면서 더 이상의 타협이나 협상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에 대해서는 북측이 나서서 중단시킨다는 표현은 없으므로 이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겠다는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으로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우리가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 북측은 또 맞받아치는 식이 될 수 있다.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려면 북한에서 재개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없는 것 같다. 어떻게 하든 경색국면의 장기화는 불가피할 것이다.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 = 이번 담화는 사건 발생 20여일만에 북한 군부가 지도부의 위임을 받아 내놓은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북측의 입장 정리와 정책 결정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도 연간 4천만 달러 이상의 현금 수입원인 금강산 관광을 무작정 중단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남측의 일반적 예측과 달리 북한 당국이 금강산 관광의 장기 중단과 이에 따른 남북관계의 경색을 감수할 것이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시기상으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성명에서의 10.4 선언 삭제건에 대한 반응으로도 볼 수 있어 북한 지도부의 대남 불신이 상당히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관광 중단과 국제공조를 통한 대북압박을 통해 북측의 성의있는 조치를 이끌어 내려 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강산 관광의 장기 중단은 불가피해 보이며 금강산 관광 개시 10주년이 되는 11월 18일 이전에는 특별한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담화 모두에서 북한 군부 나름의 해명을 시도하고 있는 점, 북측 군부가 제시한 조치들이 이미 실시되고 계획 중인 것들이라서 실효성이 적다는 점, 조선인민군 전체가 아니라 금강산 지구의 입장을 제시했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극단적인 상황 악화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정책연구실장 = 일단 명승지 종합개발국을 넘어서 군부가 담화문을 발표한 것으로 볼 때 북측이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남북간 경제 협력 중단에 따른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절대 남측 이명박 정부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정책적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남북한 사이의 교착 국면이 질적으로 좀 더 심각해지고 좀 더 장기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 우리 사회 내부에 ‘남남갈등’을 촉발할 수 있는 심리전의 성격도 지녔다. 북한 대남 사업단에 긴장감을 갖도록 하는 체제 단속의 기능도 할 것이다. 우리 정부로서는 현재의 자세를 유지하면서 심각하게 대응하지 않고 기다리며 대북 경협에서 세심하게 배려할 필요가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