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해역 상공 누비는 해경 초계기

“현재 위치, 북위 38도 37분, 경도 131도, 북측해역으로 진입하겠다.”
“진입하라.”

21일 오전 10시 52분 강원도 강릉에서 북동방 46마일 지점을 비행 중이던 해양경찰청 초계기 챌린저호는 기장 권중기 경감과 평양중앙관제소와의 교신이 이뤄지자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북측 해역 상공으로 진입했다.

전날 북측 해역에서 침몰한 화물선 파이오니아 나야호의 실종자 수색을 위해 이날 오전 10시 19분 김포공항에서 이륙한 지 33분만에 북측 해역으로 진입한 것.

북측 영토 상공을 비행할 수 없는 점 때문에 김포공항에서 강릉까지 동쪽 방향으로 비행 후 기수를 북동쪽으로 돌려 NLL지점까지 다다른 챌린저호는 11시 2분 사고 해역에 이르렀다.

사고 해역에는 전날 오후 8시 30분부터 이곳에 와 있는 5천t급 해경 경비함 삼봉호가 거친 파도를 아우르며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뱃전을 때리는 4∼6m 높이의 파도, 서 있기 조차 힘든 초속 18m의 강풍, 쉴 새 없이 휘날리는 눈발 속에서도 실종자 14명을 찾기 위한 수색 활동은 계속됐다.

삼봉호의 머리 위에서는 챌린저호가 상공 300m 높이로 저공 비행하며 실종자 수색에 나서는 한편, 영상 0.025℃까지의 온도를 감지할 수 있는 열상카메라를 가동하며 혹시 있을 지 모를 생존자 수색작업도 벌였다.

챌린저호의 수색 작업이 시작된 지 1시간여만인 낮 11시 30분, 사고해역에서 남방으로 20마일 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빨간색 부유물이 발견되자 기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부유물 발견 사실을 통보받은 삼봉호는 챌린저호가 일러준 지점으로 전속력으로 항해, 파이오니아 나야호에 장착돼 있다가 침몰시 분리된 20인승 팽창식 구명정 1척을 인양했다.

그러나 구명정에는 구명조끼 1벌과 비상식량만 있었을 뿐 실종자는 없었다.

오후 2시 30분 챌린저호는 임무를 마치고 김포공항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삼봉호는 수색작업을 중단치 않은 채 거친 파도를 가르며 분단 이후 북측 해역에서의 첫 구조작업을 계속해 나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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