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접경지에 출현한 말쑥한 양복 차림 남자들

중국 지린성(吉林省) 옌지(延吉)에서 탈북자 9명이 추가로 체포됐다는 첩보가 13일에 입수됐다. 한국행을 추진하고 있는 탈북자들에게는 비보(悲報)의 연속이다. 안전가옥 등에 은신하고 있는 탈북자들도 체포와 북송에 대한 우려 때문에 더욱 몸을 움츠리고 있다.  


지난 6일 단둥(丹東) 한인회에서 ‘여권을 항상 소지하라’는 안내가 있었다. 외국인은 항상 여권을 소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중국 공안(公安)이 직접 한인회에 이를 요구한 것으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가 ‘암표상을 없앤다’는 차원에서 기차표 구매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다. 신분증 없이는 기차표를 구매할 수 없다. 따라서 탈북자들은 지역을 이동할 때 시외버스를 주로 이용하고 몇 번씩 옮겨 타는 일도 발생한다.   


최근에는 이 지역에 양복을 말끔히 차려입은 30~40대 남성들이 버스에 올라 타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유심히 관찰하면 이들의 행색과 말투, 특정 장신구를 통해 북한에서 파견된 사람이란 걸 이내 알 수 있다.   


이들은 보통 2명 또는 3명이 한 개 조를 이뤄 버스에 올라 탄다. 버스에서도 서로 멀찌감치 떨어져 따로 앉는다. 버스에는 가끔씩 나지막하게 조선말이 들린다. 이들은 휴대전화로 ‘보고할 게 있습니다’ ‘아무도 타지 않았습니다’ 라고 말한다. 이들은 한국 사람이 버스에 탄 것을 알면 목소리 톤을 낮추거나 통화를 자제하는 등 주의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북한이 과거에도 중국에 특무를 파견해왔지만 이처럼 드러날 정도의 인원과 행색은 아니었다. 


데일리NK는 지난달 말 내부 소식통을 통해 탈북자 체포와 송환을 추진하기 위해 국가안전보위부 요원 50여 명이 중국으로 파견된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이 말끔한 차림의 북한인들이 동북3성 주요 지점에 파견된 보위부 체포조일 가능성도 작지 않다.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국제적인 열기는 이곳에서 전혀 느낄 수가 없다. 탈북자 체포와 강제북송을 위한 중국 공안과 북한 특무들의 활동만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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