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수교 57주년…핵실험 선언으로 최대 고비

북한의 핵실험 강행 선언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경고성명 채택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북.중 양국이 6일 수교 57주년을 맞았다.

57주년은 이른바 ’꺾어지는 해(정주년)’가 아니기 때문에 전례에 따라 양국 지도자들 간의 축전 교환이나 공식적인 축하 행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신중국 성립 6일째인 1949년 10월6일 구 소련, 불가리아, 루마니아, 체코에 이어 5번째로 중국과 수교한 이른바 ’형제국가’이자 전통적 혈맹이다.

1950년에는 중국의 인민지원군이 한국전쟁에 참전해 북한을 도와 싸웠고, 1961년에는 상대국 유사시 자동적인 군사개입 조항이 포함된 ’조.중 우호협력 상호원조조약’을 체결했다.

북한과 중국은 작년 11월30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서로 높이 평가하면서 관계 발전에 강한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었다.

일각에서는 이런 북.중 양국 관계가 지난 7월5일의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와 그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 규탄 결의안 만장일치 채택 이후 ’최저점’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행동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의 핵실험 강행 선언으로 인해 양국 관계는 아직도 최저점을 향해 가고 있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북한은 북.중 상호원조조약 45주년 6일 전인 7월5일에 중국의 설득과 만류에도 아랑곳 없이 미사일을 시험발사했고, 이번엔 수교 57주년을 사흘 앞둔 시점에 핵실험 강행을 선언했다.

중국은 북한 외무성의 핵실험 강행 선언 다음날인 지난 4일 류젠차오(劉建超) 외교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핵문제에서 반드시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기 바란다”는 말로 핵실험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그 이후 중국 정부가 추가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것과 달리 보도매체들은 서방 언론의 관련 보도와 안보리 경고성명 채택 추진 상황 등을 비교적 신속, 상세하게 전해 높은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왕광야(王光亞) 유엔주재 중국대사의 발언은 북한이 실제로 핵실험을 하는 등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을 때 양국 관계가 어디까지 이를 수 있는지를 시사하고 있어 주목되는 바 있다.

왕 대사는 4일 북한의 핵실험 선언과 관련한 안보리의 비공개 협의가 끝난 후 기자들에게 “북한은 그들이 핵실험을 할 경우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어느 때보다 강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냈다.

그는 존 볼턴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일부 북한 보호국가(중국.러시아)’ 발언에 “북한 보호국가가 어느 나라인지 모르겠지만 나쁜 행동(핵실험)에 대한 것이라면 누구도 그들을 보호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이런 왕 대사의 발언을 통해 북한이 실제로 핵실험을 할 경우 중국으로서도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서방국가들의 제재에 동참할 수 밖에 없음을 강력하게 경고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 후 채택된 안보리의 규탄 결의안을 전면 거부하면서 핵실험 준비를 계속해 왔으며 핵실험을 한다는 정치적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핵실험 후 중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국가안보를 중국이나 러시아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들이 직접 그 수단을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면서 중국의 대북 관계가 외부에서 생각하는 만큼 친밀하지 않고, 겉과는 달리 동상이몽을 하고 있는 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57년 동안의 북.중 관계는 크고 작은 굴곡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친선.우호관계를 지속해 왔으나 북한의 핵실험 문제로 또 한 차례 큰 고비를 맞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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