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국경배치 군견 철수

지난해 북-중 국경에 배치, 탈북자 수색에 동원됐던 군견이 대부분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소식통에 의하면 지금까지 중국이 군견을 관리해왔는데, 막대한 유지비로 인해 최근 거의 철수했다는 것.

지난 10월 15일 <조선일보> 인터넷판 뉴스는 휴전선에 배치되어있던 북한군의 군견들이 탈북자 방지를 위해 모두 북-중 국경지대로 이동하였다고 보도하였다. 당시 <조선일보>는 중국군 관계자로부터 전해들은 재중동포의 말을 인용하여 “이번 조치는 중국 변방부대와 북한측의 협의를 거쳐 이뤄진 것으로, 탈북자 방지를 위해 북-중 양측이 협조한다는 원칙아래 군견 사료는 모두 중국 측에서 부담하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어 <국민일보>와 <세계일보>는 각기 10월 25, 26일 보도를 통해 탈북자 지원단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여 “북한인권법 통과 이후 중국 당국의 탈북자 단속이 강화되었고 최근에는 군견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DailyNK가 중국 내 탈북자 및 지원단체, 특파원들에게 확인한 결과 북-중 국경지역에 배치되었던 군견은 대부분 철수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 소식통에 따르면 대략 지난해 6월부터 9월 사이에 북-중 국경지역에 군견이 배치되어 적지 않은 탈북자들이 체포되었다고 한다.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A씨는 “탈북자들이 강을 건너 중국으로 오게 되면 일단 수풀 속에 몸을 숨겨 주위를 살피게 되는데, 군견들이 강가를 수색하면서 냄새를 맡아 은신처를 발견해냈다”고 당시 상황을 이야기했다. 중국 측에 배치된 군견은 탈북자들의 강을 건너는 주요거점마다 1-2마리씩 배치되었으며, 중국 공안당국자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군견 한 마리가 하루에 3-5명의 탈북자를 잡아냈다”고 A씨는 전한다.

군견 한마리 유지비, 1개중대 맞먹어

이렇게 맹활약(?)을 하던 군견이 철수된 이유는 중국 군 당국에서 막대한 유지비를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
지난해 국경지역에 배치되었던 군견은 중국 선양군구(瀋陽軍區) 군견훈련소에서 파견된 군견들이다. 군견은 사람이나 폭발물, 마약 수색 등 군견마다 특기가 있는데, 중국의 치안여건상 평시에는 특별한 활동이 없다고 한다.

이런 군견이 국경지역에 파견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지만 어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될지 제대로 계산해보지 않은 듯하다. 군견을 파견하면 군견을 다룰 줄 아는 군인이 함께 파견되고, 군견이 병에 걸렸을 때를 대비한 조치도 강구하여야 하며, 특수한 사료를 먹이고 큰 규모의 개집도 따로 만들어줘야 한다.

그런데 북-중 국경지역에 이러한 시설과 대책을 세우지 않고 무작정 군견을 파견해 유지에 큰 애로를 겪었다고 한다. 국경지역 중국 군인들이 “개 한 마리를 먹여 살리는데 일개 중대를 유지하는 비용이 들고 있다”고 한탄하였다는 소문도 들려온다. 조금 과장된 측면이 있겠지만 파견된 군견이 국경지역 중국 군인들에게는 ‘애물단지’였음이 분명하다.

휴전선에 있다 북-중 국경지역으로 파견된 군견들도 철수한 것으로 보인다. 사정은 중국측과 비슷하다. 선교사 A씨는 “국경지역에 군견이 배치되던 때, 북한측 군견의 사료는 중국측에서 지원한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사실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만약 사실이라 하더라도 중국측 군견도 유지하기 힘든 판에 북한측 군견을 지원해 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북한 무산군 인근 국경경비대에서 군사복무 중인 하전사 B씨도 “개가 몇 마리 왔다는 말은 들었지만 실제 보지는 못했다”면서 “사람도 못 먹이는 판에 어떻게 개먹이를 주겠는가”하고 되물었다. 최근 탈북자들도 국경을 넘다 군견에 적발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없다고 전한다.

따라서 지난해 10월 이후 북-중 국경지역에서는 군견을 앞세우고 수색하는 군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일시 철수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지만, 강이 얼어 탈북자 유입이 증가되는 겨울철을 앞두고 철수한 것으로 보아 조만간 재배치될 가능성은 작다고 소식통들은 전한다.

소식통들은 국경지역 군견 파견을 ▲탈북자 문제가 갈수적 국제적인 이슈로 부각되자 어떻게든 유입을 막아보려고 급하게 추진했다가 실패한 해프닝이거나 ▲국경경비를 보다 강화해 달라는 북한측의 강력한 요구에 중국 측에 잠시 보여준 조치일 것이라 분석한다.

중국 선양=권정현 특파원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