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3자 비밀회동 어떻게 성사됐나

북.중.미 3국이 빠른 시일 내에 6자회담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31일 저녁 전격 발표하면서 3자 회동의 성사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베이징(北京)에서 이뤄진 이번 회동은 그야말로 비밀회동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도 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중국측 주선으로 비밀회동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움직임이 사전에 언론에 포착됐다. 그러나 이번 회동은 발표 직전에야 외부에 알려졌다.

회동이 비밀리에 이뤄진 것은 기대했던 성과를 얻지 못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더 큰 부작용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과 미국이 서로의 입장만을 고집한 채 등을 돌렸을 경우 이런 사실이 증폭돼 알려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회동은 6자회담 주최국인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의 제안을 북한과 미국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가 받아들임으로써 이뤄졌다.

6자회담의 조기 재개를 3자 모두가 바라던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이들의 회동은 어느 정도 점쳐졌다.

북한은 핵실험이라는 초강경 카드를 쓴 뒤 미국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주도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중간선거를 코 앞에 둔 시점에서 대북 정책실패를 지적하는 안팎의 목소리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특사로 미국과 북한에 보낸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탕 국무위원은 미국 방문에서 대북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받았고 러시아에 이은 북한 방문에서도 미국이 금융제재를 해제하지 않는 한 회담 복귀는 없다는 원칙적인 입장만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러나 지난 20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다행히 이번 방북이 헛되지 않았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즉각 확인되지 않았지만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계획하지 않고 있고 미국이 더 이상 못살게 굴지 않는다면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는 쪽으로 정리됐다.

북한측의 진전된 메시지가 분명했다. 금융제재 해제 문제를 포함한 미국과의 갈등을 6자회담에 복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신축적인 입장도 전해졌다.

미국측에서도 이에 대한 화답이 있었다. 힐 차관보는 중국측에 중국내 일부 금융기관이 대북 송금을 중단한 북한 관련 계좌 가운데 합법적인 계좌에 대해서는 동결을 풀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딕 체니 미 부통령계의 강경파인 잭 크라우치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세미나에서 “북한이 앞으로 불법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서게 되면 재평가돼야 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근 1년째 이어진 6자회담의 장기적인 교착을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고 중국은 먹구름 틈에 비친 한 줄기 빛과 같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3자회동을 주선했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과 미국이 서로의 입장에서 한발짝씩 양보하면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다는 신념을 굳건히 유지해 왔고 바로 지금이 그 때라고 본 것이다.

결국 중국은 자국의 완강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최악의 상황에서도 인내심을 발휘해 ’특사외교’를 펼침으로써 6자회담 재개 합의라는 열매를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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