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무역 확대가 북한 사회에 미치는 영향

우리는 법, 규정, 법원과 같은 분쟁조정 수단, 재산권 보호처럼 경제 교류를 뒷받침하는 제도들이 있을 때 경제가 원활하게 작동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중국과 북한 간의 무역과 투자는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흥미로운 퍼즐을 제시한다.


전형적인 제도나 경제 개혁이 명백히 부재한데도 불구하고 최근 북중 간 교류는 뚜렷이 증가하고 있다. 심지어 양국에서 발간하는 관세양허표 같은 기본적인 것도 없는데도 말이다.


도대체 중국과 북한간의 무역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이 질문의 답을 찾는 것은 북한의 개혁개방과 시장중심적 변화를 기대하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뿐만 아니라,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북한 사회 전반에 영향력이 있다. 북중 간 무역과 투자의 증가는 (북한을) 대폭 변화시키는 작용을 할 것인가, 아니면 단지 정권을 지지하는데 그칠 것인가?


우리는 북한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거나 운영한 경험이 있는 300개가 넘는 중국기업에 대해 전례 없는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일반적으로 북한의 사업환경, 특히 인프라와 규제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부는 아니지만 중국 기업의 대부분은 돈을 벌 수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 그들은 위험요소를  조심스럽게 빠져나가야 하고 철저하게 (자신들의 활동을) 제한한다. 그들은 몰수당하는 것이 두려워 투자보다는 무역을 선호한다. 우리가 조사한 기업 대부분은 현찰 판매사업을 하는 소규모 기업들이었다.


그들은 포식과 부패의 두려움 때문에 감시를 피할 수 있는 소규모 사업을 유지하고, 탐욕스러운 북한 관리들로부터의 주목 받기를 원치않는다. 그들은 거래를 할 때 미국 달러나 중국 위안화 같은 현찰을 요구한다. 이 가운데 극소수의 기업만 북한쪽에 외상을 준다. 대부분의 회사는 물품에 대한 결제가 연기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그들은 주문이나 배달 시에 대금이 지불되는 것을 선호한다.


북한 쪽에 외상을 주거나 결제기한을 여유 있게 주면서 자금 압박을 덜 주는 기업들은 북한 공영기업(SOE)과 거래하는 중국 공영기업들이다. 국가기관 간의 거래에서 가능한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이 확대되지 않는 것은 북한의 경제적 신뢰가 낮다는 특징을 말해준다.


북중 교역에서 분쟁은 만연하지만, 분쟁해결을 위한 정식 방안은 많지 않다. 중국 정부는 북한과 거래하는 자국기업들을 지원할 수도 없고 지원하지도 않는다. 문제가 발생하면 대부분의 중국 기업은 자체적으로 (거래 당사자와) 해결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믿는다. 분쟁해결에 관해 북한 정부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법이나 절차가 어떻든 간에 아무도 북한 법원을 신뢰하거나 북한의 사법제도가 상거래상 분쟁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타 중국 기업이나 기업협회에 항소하는 전략들은 대체로 효과적이지 못해 보인다.


운이 좋은 회사는 정치권과 연결한다. 적어도 그들은 그런 방식이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북한관리에게 개인적인 부탁을 할 때, 지역관리들이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중국인들은 지적한다. 이러한 방식이 유리한 것은 하급 관리들이 개방된 기업환경을 더 지지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도 있다. 평양의 중앙정부 관리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작은 도움에 그친다.


따라서 중국 기업은 뇌물을 건넨다. 그것도 매우 많은 액수다. 우리는 뇌물을 주는 기업들이 거의 무역업자가 아닌 투자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금강산을 둘러싼 연이은 갈등이 보여주는 것처럼, 이 기업들은 북한 내 재산에 대한 몰수와 간섭 등에서 무역업체들보다 취약하다.


이 설문조사는 2000년대 북중무역의 급속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기업 환경의 약점이 어떻게 국경을 넘는 경제적인 통합을 막는지에 대한 충분한 증거를 제공한다. 느슨한 규칙은 무역 관련 투자를 방해하고 정상적인 무역금융에 제약을 가한다.


투자와 신용은 활발한 국경 간 교류의 열쇠다. 투자와 무역에 대해 법률이나 제도 같은 정식 수단이 강화되지 않는 한 최근 몇 년간 성장해 온 북중교류도 결국 자기 제한적이라는 주장을 증명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런 방법적 개선은 교류와 무역 관련 투자의 증가 및 북한 참여자들을 위한 더 나은 금융조건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북한 정부는 지난 20년 간 증가해온 분산형, 시장부합형 교류를 오히려 제한하고 중앙당국에 의해 더욱 철저히 조정되는 업체들을 통해 관계를 촉진시키려 했다. 이런 움직임으로 평양 엘리트들은 혜택을 누리게 되겠지만, 국가의 만성적인 경제 문제 해결에는 기여하지 않는다.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북중 국경 간의 교류는 그것의 주목표로 거론되는 북한의 호전적 태도를 약화시키는데 별 영향이 없다. 외교정책 태도를 완화시키지도 않는다. 대신, 무역과 투자의 팽창은 국가의 직접적인 제어 하에 있는 기관을 통해 교류를 성공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범위에서 그야말로 국가영역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과거에 (북중 경제활동) 참여 및 확대가 북한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이 설문조사는 국가가 강력한 힘을 갖고 있고 개혁을 반대한다면 이런 참여 전략은 수행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북한 당국을 피하고 시장과 독립무역상들을 더욱 강화하는 저수준의 국경간 거래를 지원하는 새로운 방법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하지만 개혁의 부재 속에, 이런 전략들이 대폭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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