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국경 주민들은 소형TV만 좋아해?

▲북한 주민의 TV시청 모습

북한 국경지역에서 최근 들어 소형 TV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12인치(북한에서는 인치를 ‘촉’으로 부름)와 14인치TV가 지난해 말에 비해 5~10만원 더 비싸졌다. 이러한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경지역에서 소형TV는 없어서 못 팔고 있다고 한다.

12인치 TV는 노트북 12인치 크기의 화면을 가진 소형 흑백TV이다. 대부분 중국 상품이다. 지난해 말까지 15만원이면 살 수 있던 12인치 TV가 근래 들어 20~25만 원 선에서 팔린다고 한다.

북한 국경지역에서 소형 TV 가격이 이렇게 오른 것은 당국에서 중국TV 시청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당국의 중국TV 시청에 대한 통제가 심해지면서 비교적 은닉하기 쉬운 소형 TV를 선호하게 된 것이 시장 가격에 반영된 것이다.

평안북도에서 함경북도에 이르기까지 국경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지상파로 중국TV를 시청하고 있다. 중국TV 채널 중 연변TV의 경우 한국의 차이나TV(www.openchina21.com)와 지난 2004년부터 방송문화교류 협정을 체결하고 한국의 다양한 드라마나 영화는 물론 한국 상품광고도 진행하고 있다.

북한은 국경지역에서 중국TV 시청을 막기 위해 리모컨을 회수하고 채널을 봉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북중 국경지역에서 27국(중앙체신소 산하)의 검열은 여전히 활발하다.

소식통은 “27국 요원들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와서 일단 TV를 켜서 시청하고 있던 채널을 확인 한다. 그리고 채널 봉인 상태를 점검하고 봉인이 훼손될 경우 적발해 TV를 회수한다”고 말했다. 검열이 진행되면 1개시에서 30∼50대 정도 회수되고, TV를 찾기 위해서는 다시 몇 만원의 고정 뇌물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검열만으로 중국TV 시청을 막는데 한계에 도달하자 최근에는 집집마다 기술자들이 들어가 TV 내부 회로들을 차단시키고 고강도 접착제로 부속 장치를 봉인하는 방법으로 채널을 조선중앙TV에만 고정시키도록 했다.

당국이 이러한 고강도 대책으로 맞서자 주민들은 “텔레비죤을 아예 마사(부셔) 버리자는 거냐?”면서 강하게 반발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국은 이러한 주민 반발에도 내부 장치 조정을 강행했다.

소식통은 “텔레비죤 내부의 기계장치들을 고정시켜 중국 텔레비죤을 볼 수 없고 검열이 하도 바빠서 사람들이 아예 집에 감추어 놓고 볼 수 있는 소형 텔레비죤을 찾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소형TV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함경북도 나진시에서 중고TV 장사를 한 경험이 있는 한 탈북자는 “소형 TV는 원래 남한 TV를 볼 수 있는 평안남도와 강원도 황해남도 쪽에서 많이 요구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국경지대에서 라디오와 TV에 대한 검열이 강화되면서 집에 감추어 놓고 볼 수 있는 소형 TV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났다”고 했다.

그는 “집에서 감추어 놓고 볼 수 있는 소형 TV들은 세관을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밀수를 통해 시장에서 암거래 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경 인민보안성은 ‘사회와 제도를 고수하는 데 위험을 주는 자들을 엄격히 처벌함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포고령을 내리고 “노래방, 영화방, 녹화물시청방, 컴퓨터방, 전자오락과 가라오케방을 모두 없애라”는 지시를 내렸다. 또한 보위부를 통해 국경지역 핸드폰 단속을 강화했다.

지난해부터 부쩍 강화된 불법 녹화물(외국 또는 한국DVD, VCD) 고강도 단속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올해 들어서 북한 당국은 주민들 속에 번지는 한류 단속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북한 당국은 포고령에서 이러한 단속의 목적을 “적들의 책동을 짓부수고 사회와 제도에 위험을 주는 행위와의 전면 대결전을 벌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개혁개방은 여전히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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