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 정부간 협의…北 “과거청산 먼저”

북한과 일본은 내달 4일부터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관계정상화를 위한 정부간 협의를 재개한다.

이는 2002년 10월 제12차 협상 이후 3년 3개월만에 열리는 것으로 일본인 납치문제, 과거청산과 국교정상화, 핵.미사일 안보 등 3개 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북한은 아직 북.일 협의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선(先) 과거청산’ 입장은 거듭 밝히고 있다.

일본 정부를 향한 과거청산 요구는 최근 북한 언론매체의 키워드다.

24일 평양방송은 “일본은 조(북).일 관계 문제해결에서 근본이 마치 납치문제인 듯 떠들고 있다”면서 양국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은 일본의 과거청산임을 분명히 했다.

방송은 “일본은 마치 (북.일) 관계악화의 책임이 우리에게 있는 듯 죄과를 넘겨 씌우려고 한다”며 일본의 ’의제 희석’에 선을 그었다.

25일 노동신문도 “일본 당국자들은 과거청산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 없다는 태도를 취하면서 그것이 이미 다 해결된 듯 떠들고 있다”며 조속한 과거청산을 촉구했다.

또 26일 평양방송은 “최근 과거 일제에 의해 강제동원됐던 조선 사람들의 희생자료가 또다시 발견됐다”면서 “일본은 이에 대한 국가적 책임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으며 반드시 응당한 보상을 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과거청산을 핵심의제로 삼으려는 것과는 달리 일본 정부는 일본인 납치문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본은 최근 납북자의 신원확인을 위해 DNA검사를 실시했으며 정치권에서 납치범 신병인도와 북한 인권을 경제제재와 연계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을 방문한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일본 외무성 부대신은 6일 “일본 정부는 일본인 납치, 북한 미사일과 핵 등 쟁점 현안들이 포괄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해 과거청산은 후(後)순위임을 시사했다.

27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외상도 북.일 협의를 공식 발표하면서 일본인 납치문제를 과거청산 앞에 뒀다.

북한으로서는 납치문제가 전면에 불거져 일본 내 반북(反北) 여론이 들끓고 경제제재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을 우려,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베이징 협상에서 과거청산을 ’공격적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의제별 협상이 진행되지만 과거청산과 납치문제 등에 대한 양국의 시각차가 워낙 커 협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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