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접촉 성사 배경 뭔가

2단계 제4차 6자회담 이틀째인 14일 북한과 일본 간 양자접촉이 성사되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우선 북일 간 접촉은 북한이 그동안 6자회담 내 일본과의 양자협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고, 그런 까닭에 지난 1단계 회담 때도 제대로 된 만남이 사실상 없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13일 간의 1단계 회담 기간에는 8월7일 휴회 결정 직후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20여분간 수석대표간 단독 접촉을 가진 것이 그 전부였다.

1단계 회담 당시 각국이 가진 양자협의 횟수가 100차례 안팎으로 관측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으로, 2002년 9월17일 북일 정상의 평양선언에도 불구하고 일본인 납치 의혹 문제로 초래된 북일 간 냉랭한 관계를 그대로 보여준 대목이다.

이 때문에 회담 초기부터 북일 협의가 성사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회담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종전과는 달리 북한측의 다소 ‘변화된’ 자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앞서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13일 평양을 떠나기 직전 “진지하고 성의 있게 회담에 임할 것이다. 필요한 시기에 유연함을 보일 것이다”라고 한 것을 놓고 태도변화를 시사한 게 아니냐는 일부 관측을 낳기도 했다.

특히 이번 만남은 최근 총선 압승으로 정치적 입지가 대폭 강화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12일 임기 중 대북 국교정상화 노력을 강조한 직후에 곧 바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북한과) 국교정상화 협상은 평양선언에 따른 것이고 북한도 평양선언을 존중하는 입장인 만큼 협상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내년 9월까지인 임기내에 국교를 정상화하겠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가능한 노력은 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측은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6.17 면담이 이뤄지기 전에 야마사키 다쿠(山崎拓) 전 자민당 부총재를 통해 정 장관에게 북일 관계 정상화에 대한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해 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이런 움직임이 이번 6자회담과 무관치 않은 것은 1단계회담에서 나온 4차 초안에 북미 양국 뿐아니라 북일 관계 정상화에 대한 언급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7월27일 1단계 회담 기조연설에서 “미북, 일북 간 관계정상화가 6자회담 최종단계까지는 달성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다른 참가국도 그 취지와 필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이번 양자협의에 선뜻 나서게 된 것이 핵 포기에 따른 상응조치 이행과정에서 경제대국이자 인접국인 일본의 경제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날 북일 양자접촉이 어떤 결과를 낳을 지는 워낙 양측의 간극이 커서예측하기 어렵다.

일본은 관계정상화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미사일, 인권 문제 등 현안의 포괄적 해결은 물론 양국 최대 쟁점인 일본인 납치 의혹을 최우선으로 매듭지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들 현안은 북한이 모두 꺼리는 것들이다.

특히 북한은 납치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다 해결된 문제”라는 입장이며, 지난해말 북한에서 받아간 요코타 메구미의 유골을 일본측이 가짜라고 감정하자 감정결과를 조작했다며 일본과 상종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왔다.

이런 점에서 쉽지는 않겠지만 북일 양측이 이번 만남에서 간극을 줄이고 회담 기간에 추가 협의들을 갖게 된다면 2단계 6자회담을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또하나의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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