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인권 외면한 인권위 정치편향 도 넘었다

▲국가인권위는 지난해 12월 ‘북한 주민들의 인권문제는 인권위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가 10일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인권문제를 의제로 채택할 것을 권고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쳤지만 과반수 반대로 부결됐다.

이날 전원위원회에서 위원장 포함 11명의 의원 중 안건을 발의한 김태훈 위원과 김호준 상임위원을 뺀 나머지 9명의 위원들은 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거론하는 데 반대표를 던졌다. 최금숙 위원도 정식 안건 상정에는 찬성했지만 채택 표결에서는 반대 입장으로 선회했다.

반대한 위원들은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논거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결 다음날 인권위 핵심 관계자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권고안 채택 여부 표결에서 두 명만 찬성하고 나머지 의원들이 모두 반대했는데, 결과적으로 인권위가 인권을 팽개친 꼴이 됐다”고 성토했다.

그는 “인권위의 이번과 같은 결정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언론과 사회 각 단체들의 비판에 귀 기울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결 이유를 묻는 질문에 “각 의원들의 개인적 판단”이라면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이번 권고안은 인권문제를 정상회담에서 다룰 것을 권고하는 성격이다. 모든 문제보다 인권을 앞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인권의 최후 보루를 자처하는 인권위가 정치적 명분을 들어 이를 외면한다면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그동안 NGO 및 정치권에서 북한 당국에 인권 개선과 관련해 직접 권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지만, 인권위는 이를 묵살해왔다. 지난해 12월에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문제는 인권위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정치권과 인권단체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거센 비판을 받으면서도 인권위가 편향적인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NGO들은 인권위 정책과 방향을 결정짓는 전원위원회 구성원들이 북한인권문제에 소극적인 사람들 중심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해 왔다.

전원위원회는 위원장을 비롯해 상임위원 3명, 비상임위원 7명, 총 11명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여당에서 과반수 이상의 인권위원들을 선임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위원장을 비롯해 4명, 국회에서 4명, 법무부 장관이 3명을 선임한다.

국회 4명중에 여당이 선임할 수 있는 인권위원이 2명이므로 대통령을 포함해 정부∙여당이 과반수의 인권위원을 선임할 수 있다. 현재 인권위원 중 대통령이 위원장을 포함, 4명을 선임했고 예전 열린우리당이 2명을 선임했다.

결국 이러한 절차를 거쳐 선임된 인권위원은 북한 인권문제와 같이 여야나 정치색에 따라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을 경우 정부와 여당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다.

특히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추천으로 임명된 일부 위원들은 인권위원으로 선임되기 전 노골적인 친북성향을 보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역대 위원장만 보더라도 이러한 편향은 쉽게 드러난다. 김창국, 최영도 전 인권위원장은 각각 민변 간부와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현 안경환 위원장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을 지냈다.

물론 북한 인권문제를 코드 인사에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우리 사회의 인권운동도 이념과 민족 담론 아래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도 보여준다. 그러나 인류 보편적 원리를 정치적 시각으로 재단한 현 인권위 위원들의 행태는 역사의 뭇매를 비켜가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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