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 또 남침해도 삼팔선 긋자?”

▲ 작계5027-04 지침을 공개한 권영길의원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10일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2002년 한-미 양국 국방장관이 북한정권에 대한 선제공격과 붕괴를 목표로 한 작전계획 5027-04를 작성했다고 주장하자, 국방부가 이날 군사기밀 공개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권의원이 거론한 내용들은 대부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권의원은 전날 국정감사에서 한미 양국 국방부가 UNC/CFC(유엔사/한미연합사) `작전계획 5027`의 목적을 ‘북한군 격멸’ `북한정권 제거’ `한반도 통일 여건 조성’을 명시한 5027-04의 목표를 2003년 말 완성했다고 주장했다.

권의원은 이 자리에서 “위험천만한 작계 5027-04를 작성한 것은 한미 양국이 내세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남북의 화해협력에 역행하는 것일 뿐 아니라 동족인 북한에 대한 군사적 공격계획을 숨겨 왔다는 점에서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며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국방부는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공동방위의 차원에서 평시에 전쟁을 억제하고 억제 실패시에 대비한, 즉 북한의 무력도발시를 대비한 한. 미 공동의 방어계획을 갖고 있으나, 권의원이 주장하는 ‘선제공격’과 관련된 어떠한 계획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권 의원측은 11일에도 국방부 발표에 대해 반박문을 내고 “한미양국 국방장관이 서명한 문서에 북한정권 제거를 명시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방어계획을 넘어선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권 의원측의 주장에 할 말이 많지만, 군사기밀과 관련된 부분이라 파문을 조기 진화하려는 표정이 역력하다.

권의원이 공개한 ‘한•미연합사 작전계획 수립을 위한 양국 군사위원회 전략기회 지침’ 문건에 대해 국방부는 DaliyNK와의 전화통화에서 “군사기밀이라 언급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문건 유출 경위에 대해 자체 조사에 들어간 상태”라고 11일 밝혔다.

권 의원이 작계 5027이 ‘선제공격 계획’ 또는 ‘대북공격용’이라고 주장한 것은 군사작전에 대한 무지나 의도적 왜곡이라는 시각이 중론이다.

권의원이 공개한 전략기획 지침 문서는 북한군의 선제 남침공격을 전제로 하고 있다. 북한군이 남침할 경우 서울 북방에서 북한군을 격퇴하고, 남한에서 북한군을 축출하는 것을 대응 과제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후 북한군의 군사위협을 완전히 제거한 후 작전계획 5027 및 5029로 전환을 대비한다.

지침은 대한민국에 대한 북한군의 공격을 결정적으로 격멸하기 위해 북한군 격멸과 북한정권 제거, 한반도 통일 여건 조성을 목표로 UNC/CFC(유엔사/한미연합사) 작전계획 5027을 수정 및 최신화 하기로 했다.

국방연구원(KIDA) 한 연구위원은 “내부 작전계획을 공개한 것은 국가안보의 ABC도 모르는 행위”라면서 “이렇게 우리가 작전을 준비하고 있으니 대비하라고 알려주는 바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문서 공개는 작전계획을 흔들어 보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 확실하다”면서 “작계5027은 한미 공동의 작전계획이기 때문에 미국측에서 상당한 이의 제기를 해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북한의 남침을 격퇴하고 근본적인 위험 제거를 위해 북한정권 붕괴 목표를 세운 것은 군사작전으로는 당연한 목표가 될 수 있다”며 “북한이 남침해도 38선에서 다시 휴전선을 긋고 군사 대치 상태에 들어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권의원은 이번 지침이 대북 선제공격을 목표로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지침은 북한이 선제공격을 할 경우 북한군을 격퇴하기 위한 작계로 이루어져 있다.

한•미 군사작전계획에 대한 빈번한 유출 및 공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해 12월 같은 당 노회찬 의원도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FOTA)를 앞두고 주무부서가 작성한 회의록을 공개하고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권의원은 전날 미국 안보전문 사이트 글로벌 시큐리티를 인용해 작전계획 5027-04에 북한에 대한 미국의 기습적 공격이 포함된 것으로 소개했다. 그러나 2004년 한•미 양국의 합의로 갱신된 5027-04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에 의해 군사비밀로 분류된 작계 5027 작성을 위한 전략기획 지침 문서 공개는 한-미 군사동맹을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사건으로 국방부 내부 문서 유출에 대한 책임 추궁이 뒤따를 전망이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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