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전한 `중요한 제안’은 뭘까

이봉조(李鳳朝) 통일부 차관이 16일 개성에서 열린 남북 차관급 회담에서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온다면 ‘중요한 제안’을 하겠다고 밝혀,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차관은 “핵문제 해결을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고 밝혔을 뿐보다 자세한 내용을 전하지 않아 북측도 궁금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작년 6월 베이징(北京) 3차 북핵 6자회담에서 우리측이 제안했던 안(案)과는 다르다는 게 정부의 공식 설명이어서, 작금의 북핵 진행상황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3차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폐기를 전제로 한 핵동결을 시작으로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 등 단계별 상응조치, 그에 이은 핵폐기 완료후 북-미 국교 정상화에 이르는 북핵 3단계 해결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여기에는 북한이 핵무기 또는 이를 개발할 프로그램 및 물질을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된다해도, 공식으로는 핵무기 비(非) 보유국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2월 10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핵무기 보유선언’을 한데 이어 3월 31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기존 6자회담을 핵군축회담으로 전환하자고 주장하는 등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그 당시와 사정이 달라졌다.

북한의 그 같은 주장을 수용한 상태에서 6자회담이 재개된다면 자칫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할 지 여부를 논의하는 자리로 흘러버릴 우려가 없지 않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핵무기 비 보유국이라는 것을 전제로 만든 북핵 3단계 해결방안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하다.

북한은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하지 않은 이라크가 WMD를 구실로 미국의 군사공격을 받은 것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만약 핵을 포기할 경우 미국으로부터 안전장치를 확실하게 보장받고 싶어 하고 있다.

핵을 포기한 뒤 미국이 미사일, 인권, 마약 등의 ‘다른’ 구실을 들어 자신들을 공격할 지도 모른다고 불안해 하고 있을 법하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여망과는 달리 핵무기를 가질까 말까를 막판까지 고민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다.

따라서 ‘중대한 제안’은 이 같은 북한의 우려를 해소하는데서 출발할 것으로 보이며, 북한의 생존을 어디까지 어떻게 보장해줄 것인 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 정부는 북핵 문제가 해결국면으로 가면 북한을 국제사회에 편입시키는 방법으로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는 보다 포괄적이고 대담한 제안을 한다는 방침을 이미 여러 차례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중대한 제안’이 현실화되느냐의 관건은 무엇보다 부시 미 행정부가 우리 정부에게 어느 정도의 ‘맨데이트’(위임)를 주느냐로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북한의 우려는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미국과 아직 사전협의를 가진 것 같지는 않다. 이 차관은 미측의 수용 가능성을 묻자 “현 단계에서는 그런 판단을 하기는 어려우며 관련국들과 협의해서 제안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 차관급회담 개최 전날인 15일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우리가 북한에 대해 6자회담 복귀를 설득할 수 있는 대화통로를 마련할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인 점으로 미루어 정부가 믿는 구석이 있어 ‘중요한 제안’을 강조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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