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송 탈북자, 조사과정서 이미 반(半)죽음 상태”

중국에서 붙잡힌 탈북자들의 강제북송 문제가 유엔인권이사회에 제기되는 등 국제사회의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탈북자들이 송환 후 겪는 심각한 인권유린 실태에 대해서도 상반된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북한인권 단체와 강제송환 경험이 있는 탈북자들은 북송되면 생명위협과 인권유린을 당할 우려가 높은 만큼 ‘난민’으로 규정,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중국 정부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탈북자는 ‘경제적 여건에 따른 불법 월경자’이기 때문에 북송 피해가 부풀려졌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북송된 탈북자들이 다시 탈출하는 사례를 들어 처벌수위가 과장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데일리NK는 강제북송 경험이 있는 탈북자들과 현지 주민들의 증언을 통해 탈북자들이 송환되면 받게 되는 조사과정과 실태, 현재 투먼수용소에 있는 탈북자의 경우엔 어떤 처벌이 가해질지에 대해 진단해봤다.

우선 중국으로부터 탈북자 인계는 해당 국경지역 국가안전보위부가 맡는다. 그동안 신의주, 무산, 온성, 회령 보위부 등이 20~50명씩 단위로 탈북자를 인계받았다.

인계되면 우선 해당 탈북자의 출신지역에 통보해 기초적인 신원 파악을 진행한다. 내부 소식통은 “신원파악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경우에는 해당 지역에 보내지 않고 자기 구역에서 사건을 처리해 실적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신원이 확인되면 이후 언제, 어디로, 어떻게, 무슨 목적으로 탈북했는지 등 탈북 사유에 대한 조사에 돌입한다. 특히 경제적 이유에 따른 단순 월경인지, 한국행·간첩 임무 관계인지를 파악하는데 이 과정에서 혹독한 취조가 이뤄진다.

탈북 사유와 상관없이 조사과정에서 오물통에 알몸으로 집어넣는 고문, 무릎 사이에 각목을 집어넣고 앉아 있게 하는 고문, 거꾸로 매달아 놓는 고문 등 심각한 학대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를 받지 않을 때는 대기실에서 무릎 꿇고 대기하는데 수시로 서로 상대방을 구타하라고 지시한다. 콩나물시루처럼 작은 대기실에 많은 탈북자들을 한꺼번에 수용하기 때문에 잠잘 때도 쪼그려 잘 수밖에 없다.

세 차례나 체포돼 북송된 경험이 있는 탈북자 A씨는 “보위부에서 탈북자들을 인계받는 즉시 구둣발로 차고 뺨을 때리며 짐승 다루듯이 한다”며 “해당 심문을 맡은 보위지도원들은 각목을 휘두르며 한국행인지, 교회에서 임무를 받지 않았는지를 조사하고 그에 따라 기초 문건을 작성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가족이 붙잡힌 경우는 무조건 한국행으로 간주하고, 특별한 조사 없이 고문이 가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 해당 보위원은 북한의 형법 62조 ‘조국반역죄’와 233조 ‘비법국경출입죄’를 한꺼번에 적용해 ‘조국을 반역한 역적이므로 머리부터 개조해야 한다’는 이유로 가진 욕설과 함께 쇠사슬, 각목, 벨트 등으로 혹독한 고문을 가한다.

붙잡힌 탈북자들의 금품도 무조건 빼앗긴다. 남녀 모두 알몸 수색이 기본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알몸으로 ‘앉았다 일어났다’를 수백 번 시키는데 이것은 생식기 안에 숨겨 놓은 돈을 빼내기 위한 몸수색이다. 북한에선 일명 ‘펌프질 고문’이라 불린다.

이렇게 기초 심의가 끝나면 탈북자의 해당 지역 담당 보안원과 보위지도원 등에 인계가 이뤄져 2차 심문을 받게 된다.

탈북자 B씨는 “국경 보위부에서 1차 고문으로 반주검이 되어 해당 거주 지역 보위부에 인계되면 그 곳에서도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가혹한 고문이 가해진다”며 “조사결과에 따라 정치범수용소인지, 교화형인지가 가려진다”고 말했다.

밀수 목적 도강이나 중국 친척집에 있다 붙잡힌 경우 등은 ‘단순 월경자’로 분류돼 보안서로 넘겨져 교화형이 결정되는데, 탈북자에 따르면 2008년부터는 초범인 경우 1년이고, 북송 횟수에 따라 5년까지 형(刑)이 늘어났다.

그러나 한국행을 시도하다 잡힌 탈북자는 무조건 정치범수용소로 보내고 있다.

보위부 출신 한 탈북자는 “작년 7월 탈북를 기도하다 붙잡혔던 사람은 이미 형제들이 행방불명된 상태이기 때문에 한국행 시도로 간주해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졌다”며 “다만 이 경우에는 완전통제구역까지는 보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형이 확정되기 이전에 돈(뇌물)을 주고 풀려나는 경우도 있다. 탈북자 B씨는 “죄목에 따라 다르지만, 교화형은 1,000 달러 정도가 들어가야 흥정이 가능하고, 한국행을 시도했다든지, 정치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 1만 달러 이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화소에 들어가면 먹을 것이 없고, 혹독한 노동으로 영양실조와 폐렴에 걸려 20% 정도가 사망한다고 한다. 형을 마치고 나와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건강이 악화돼 죽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한다.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된 투먼수용소 탈북자의 경우는 북송되면 정치범수용소 이상의 처벌이 내려질 것이라고 탈북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들에게는 국제사회 여론화에 따른 책임을 물어 무조건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최근 김정은의 ‘3대 멸족’ 지시의 본보기가 돼 가족들도 연좌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붙잡혀 북송되면 또다시 갖은 고문과 박해를 받게 되는데 또다시 탈북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 탈북자들은 “마음껏 먹을 수 있었던 중국에서의 생활만으로도 그동안 김정일에 속고 살았다는 배신감이 갖게 되고, 또 남한 가족들을 통해 외부 세계의 실상을 이미 충분히 알고 있어 처벌을 받고도 목숨을 건 탈북을 시도한다”고 말한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