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송 탈북자들 보위부 예심에 치를 떤다는데…

국내외에서 중국의 탈북자 북송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반대의 주된 이유는 북송시 북한 보위부 취조 과정에서 모진 고문을 받고, 그 후에는 수용시설에 수감돼 수년간 강제노역에 시달린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수의 탈북자들이 이와 관련된 생생한 증언을 해오고 있다.


지난 6일 미국 의회 산하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가 최근 진행한 ‘중국 탈북자 강제송환 청문회’에서 4차례 북송됐던 두 모녀의 증언에 청중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반면 한 켠에서는 탈북자들에게 가혹행위가 가해지면 재탈북이 소극화 될 수 있는데 많은 경우 재탈북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북한 당국의 탈북자 처우가 극단적이지 않다는 주장도 한다. 


그러나 탈북 동기와 중국에서 활동 등을 따져 형벌을 내리는 이전 단계까지 탈북자들이 겪는 고초만 봐도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중국에서 인도돼 국가안전보위부에서 통상 보름가량 받게 되는 1차 심문(예심) 과정이 가장 견디기 힘들다. 


탈북자들을 심문하는 곳 중 하나인 함경북도 온성 보위부 운영 실태를 비교적 소상히 알고 있는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1차 심문과정을 자세히 살펴봤다.


이들에 따르면 본격적인 심문에 앞서 인계자들을 취조시설 마당에 집결시켜 놓고 몸 수색를 통해 금품을 모두 빼앗는다. 이때 압수된 금품은 보위부 운영자금으로 쓰인다.


여성들에 대해선 보다 철저한 몸 수색이 이뤄지는데, 옷을 모두 벗겨 놓고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는 일명 ‘펌프질’ 고문을 가한다. 자궁, 항문 등에 숨겨 놓은 돈을 빼내기 위해서다.


이 단계가 끝나면 탈북자들은 구류장으로 옮겨진다. 온성 보위부의 경우, 여성 시설이 3개 동, 남성시설 2개 동을 갖추고 있다. 1개 동에는 20명 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데, 관리가 수월하도록 50여 명까지 수용한다. 탈북자들이 많을 경우에는 구류장 복도에도 탈북자가 들어찬다.


이곳에서 탈북자들에게 취해지는 가장 가혹한 처벌은 부동자세다. 보위부의 경계근무를 담당하는 계호원(간수, 사병)들은 이곳에서 선생님으로 호칭된다. 구류소에는 여성 간수들이 없지만, 여성 구류장에는 보위부에 근무하는 전화 교환수(교환원)가 간수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간수들은 우선 탈북자들에게 가장 편안 자세로 앉으라고 한 다음, 이후 조금이라고 자세를 풀 경우 가혹한 매질이 가해진다고 한다. 위반자는 복도로 나오도록 해 각목, 주먹 등으로 때리고, 여성 탈북자는 군화발로 가슴을 걷어 차인다. 


수감자들은 새벽 5시에 기상해 하루 두 차례 식사(아침·저녁)와 2번 화장실을 가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취침이 이뤄지는 밤 11시까지 부동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한 탈북자는 “움직이지 못하는 고통에 차라리 취조가서 고문 당하는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구류장에 수감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은 복도에 위치한 한 곳인데, 두 차례 이용할 수 있다. 매일 같은 시간에만 허용하기 때문에 구류장 안에서 앉아서 용변을 봐야 하는 일도 비일비재한 일이라고 한다. 밤 시간대에는 그릇을 넣어 용변을 보도록 하고 있다. 구류장에서 나와도 하루 두 차례 같은 시간대 용변을 보는 습관이 오랫동안 유지된다고 한다.


수감자들에게 제공되는 식사는 퍼진 옥수수 국수와 죽을 준다. 탈북자들은 “굶어 죽지 않을 정도로 고양이 밥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곳의 수질은 매우 안좋아 복통과 설사를 일으키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물을 먹지 않다가 마지못해 필요한 만큼 먹는다고 한다.


수감시설의 영양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보니 간수를 통해 음식물을 사먹는 경우도 있다. 돈을 둥글게 말아 비닐에 쌓은 후 입으로 삼켜 돈을 숨겼던 탈북자들은 용변으로 나온 돈을 물에 씻어 다시 삼키지만, 배고픔에 간수에게 중국돈 100원에 주먹한한 떡을 구입해 먹는 일도 있다고 한다.


여성들에게는 생리대나 화장지는 전혀 공급하지 않아 옷을 찢어 대신한다. 탈북자의 대다수 여성들인 점을 감안할 때, 여성들의 생리문제가 해결되지 못해 발생하는 위생적인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취조에서는 기본적으로 탈북 날짜, 장소, 넘긴 협조자 등을 구체적으로 조사한다. 보위부 반탐과(反探科) 소속 보위지도원들이 맡아 진행하는데, 간첩 여부 등 임무관계를 우선 파악한다. 이 과정에서 정치범, 교화형을 우선 구분한다. 중국 공안으로부터 넘겨 받은 체포경위서 등도 한국행이었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보위지도원들은 하루 2명 내지 3명 정도를 취조하는데, 이 과정에서는 중국 체류지역의 주변 건물, 지리 등에 관한 여러가지 구체적인 설명을 반복적으로 요구하면서 거짓 증언인지 여부를 판별한다.


또 탈북해 간 곳, 만난 사람, 보고 들은 것, 거처했던 곳 등을 날짜별로 묻고, 며칠 후에 이를 확인해 날짜가 다르면 다시 불러 고문을 가하면서 취조한다. 한 탈북자는 “북송 경험이 있는 탈북자들은 취조 시 말을 많이 하면 자신이 불리해 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말수를 최소로 한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나 뉴스 등을 시청했는지 여부도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권단체, 선교단체를 접촉했는지도 파악한다. 보위부는 교회나 탈북자 구호 기관, 한국행을 시도하다 붙잡힌 탈북자들에 대해서는 간첩과 접촉했다는 혐의를 씌워 수사한다. 


실제 이들 단체에는 남한에서 침투시킨 간첩이 있다고 보위부 수사관들은 믿고 있다. 이들에게는 강도 높은 취조가 가해지는데 이 과정을 견디지 못하고 구류장 안에서 머리를 벽에 강하게 부디쳐 자살을 택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남성 탈북자에 대해서는 가본 곳, 일했던 곳, 돈을 번 액수, 사용처 등을 확인하고, 모든 여성들에게는 임신관계를 확인하는 단계가 추가로 이뤄진다. 탈북자는 “중국에 두고 온 자식이 있는 경우 모성애로 재탈북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신 또는 출산 여부에 대해서는 뱃살이 트는 것과 가슴의 변형 여부로 판별해 추궁한다고 한다. 자신들은 판단 근거를 마치 과학적인 사실로 믿고 있어 탈북여성이 이를 인정할때까지 강도높은 취조가 가해진다고 한다.


여성들은 중국 남성과 결혼해 임신을 했었다고 하면 나라 망신이라고 욕설을 퍼붓고, 가혹하게 대하며 천대하기 때문에 임신·출산을 숨기려 한다. 이 과정에서 성폭행도 있지만 여성들은 당하고도 퇴소된 이후에도 사실을 숨긴다고 한다.


국경지대 보위지도원이 강도높게 조사하는 것은 간첩 검거 등 성과를 만들기 위한 차원에서다. 특히 해당 지역 보위부와 인민보안서에서 진행되는 2차 심문과정에서 추가적인 범행 여부가 밝혀질 경우 자신에게 불이익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