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송 장기수 남한상대 보상요구 ‘3가지 배경’

▲ 탈북ㆍ납북자가족, 인권위에 맞고소장 제출

노동신문은 1월 21일 ‘급소를 찔리운 자들의 가련한 몸부림’ 제하의 개인필명 기사에서 북송 장기수들이 요구한 피해 보상금을 놓고 또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 요약

– 그런 자(한나라당)들이 갑자기 은인으로 둔갑하여 ‘비전향장기수들이 은혜를 원수로 갚으려 한다’고 앙탈을 부리는 것은 정상적인 사고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급소를 찔리우고 숨 넘어가게 된 자들의 비명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 이 자들은 지금 파쇼독재정권 시기에 저질러진 야만적인 범죄행위의 주모자들과 교형리들을 처벌하고 사죄하며 피해를 보상하라는 비전향장기수들의 정당한 요구를 ‘어처구니없는 일’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시비해 나서고 있다.

◆ 해설

지난 6일 북한으로 송환된 비전향장기수들이 한국정부를 상대로 그동안 겪은 정신적 육체적 피해보상액으로 10억 달러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우리정부는 ‘수용하지도 않겠지만, 반박도 않겠다’는 뜻을 밝혔고, 한나라당은 ‘물에 빠진 사람을 건졌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식으로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들과 언론도 ‘북한에 억울하게 끌려간 국군포로들과 납북자들의 생사확인조차 거부하는 북한당국이 염치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남한으로 귀환한 납북자 4명은 북한에서 30년 동안 겪은 피해와 강제노역에 대해 김정일과 조선노동당을 피고인으로 맞고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북송 장기수들은 남한정부의 인도주의 정책에 따라 살아 돌아간 것만도 대한민국 정부에 고마워 해야 할 일이다. 북한에 있는 납북자들과 국군포로,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갇힌 남한 출신들과 비교하면 이들은 행운아 중에서도 특별 행운아다.

그런데 왜 이들은 남한정부에 돈을 요구하면서 한나라당을 비판할까. 문제는 북한당국이 뒤에서 이를 사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6일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이 사실이 처음 보도된 후, 10일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보상요구를 들어주는 것은 과거청산에 부합된다”고 밝혔다. 더욱이 조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은 13일 “피해보상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한국정부를 압박했다. 북한관영 통신매체들이 노동당과 김정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는 사실은 세상이 다 안다.

북한당국은 비전향장기수들을 내세워 어떤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려 할까?

올해 북한 대남전략의 기본방향은 공동사설에서 밝힌 ‘반보수 대연합 형성’이다. 북한 매체의 표현대로 보수, 신보수 연합을 분쇄하고 ‘반보수 대연합’을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의 대남담당 부서들은 비전향 장기수 보상문제를 들먹이며 ◀ 과거사 정리를 둘러싼 남남 갈등을 유발하고 ◀ 특정정당(한나라당) 흠집내기를 통해 차기 대선과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치며 ◀ 향후 논의될 국군포로ㆍ납북자 송환문제에 장애를 조성하려는 것이다.

북한 매체들의 대남 비난을 보면, 열린우리당이나 정부가 아무리 북한에 잘해줘도 ‘고맙다’ ‘잘 한다’는 말은 일체 하지 않는다. 그 대신 정동영 전 장관 등 정부 여당 관계자가 북한에 약간만 섭섭한 말만 해도 대들듯이 나온다.

지금 북한은 남한정부와 열린당이 자기 편에 매우 유리하지만, 결코 잘한다는 식으로 하지 않고 그 반대편인 한나라당을 비난한다. 한나라당을 비난해주는 것만으로 열린당은 고맙게 생각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다.

한영진 기자 (평양출신 2002년 입국) hyj@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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