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ARF서 신경전 본격 돌입

태국 푸껫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북한과 미국의 신경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21일 푸껫에 도착한 박근광 전 나미비아 대사는 도착 직후 이번 ARF의 의장국인 태국의 카싯 피롬야 외무장관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박 대사는 자신이 박의춘 외무상을 대신해 이번 ARF에 참가하게됐음을 알리는 동시에 이번 ARF에서 북한에 대한 압박이 주요 의제가 돼선 곤란하다는 뜻을 정중하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 장거리 로켓과 핵실험을 한 북한의 명분을 강조하고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부당함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태국측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해 주요 관련국들은 이번 ARF에서 북한을 규탄하고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의 이행을 재확인하는 한편 북한의 자세전환을 전제로 한 협상복귀를 촉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외무장관들은 20일 의장성명을 통해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을 강력히 비난하면서 6자회담의 복귀를 촉구했다.

정부 소식통은 22일 “아세안 외무장관 의장성명은 북한이 참석하지 않은 상황에서 채택된 것”이라면서 “북한이 참석하는 ARF에서 북핵 문제가 성명에 담길 경우 아세안 성명보다 수준이 다소 순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의 수세적 자세와 달리 미국측은 연일 북한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장관은 태국 ARF 기간에 북한과 대화할 의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장관은 21일 태국 방문에 앞서 인도 뭄바이에서 미 폭스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봐야 알겠지만 우리는 진정으로 그들과 얘기할 의도가 없다”면서 “우리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북한이 협상테이블로 돌아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상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방콕에 도착해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와 만난 직후에는 ‘북-미얀마 커넥션’을 제기했다.

클린턴 장관은 기자들에게 “북한과 버마(미얀마)간의 군사협력에 대해 우려가 증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를 매우 심각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현지 외교소식통들은 클린턴 장관의 공세적 발언에 대해 “이번 ARF에서 미국은 북한이 현재와 같은 도발을 계속할 경우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한 응징을 지속하겠다는 것을 알리려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북한이 태도를 바꿀 경우 대화의 기회가 열려있으며 북한이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포괄적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간접 시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클린턴 장관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우리의 현재 입장이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억류하고 있는 여기자 2명의 석방을 위해 미국은 북한측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사건이 전반적인 북.미 관계를 전환시킬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클린턴 장관은 인도 방문중이던 20일 여기자 문제에 대해 “매우 희망적”이라고 언급, 북.미 간 물밑 접촉이 모종의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하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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