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화해무드속 북핵 신고 `순항’ 예고

지난 5개월을 끌어온 북한 핵프로그램 신고문제가 조만간 일단락될 전망이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19일 워싱턴에서 김 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사이키 아키다카(齊木昭隆) 일본 외무성 아주국장과 3자회동을 가진 뒤 북핵 신고가 임박했음을 강력히 시사한 것.

특히 그는 앞으로 수주간 `빠른 속도(quickening pace)’가 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힐 차관보의 중국. 러시아 방문을 통한 막판 조율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대한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6자회담 개최 순으로 일련의 이벤트가 진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힐 차관보가 북핵 신고 시점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5월말 또는 6월초가 근사치로 거론된다. 6자회담은 신고후 곧바로 열릴 것이라고 힐 차관보는 예상했다.

이처럼 힐 차관보가 한국과 일본의 북핵담당 책임자들과 만나 북핵 신고에 관해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한 것은 3자 사이에 충분한 정보교환과 이해가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힐 차관보가 이례적으로 회동 후 기자들에게 비교적 `상세한’ 설명을 한 것도 북핵신고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힐 차관보는 물론 김 숙 본부장과 사이키 아주국장도 지난 2005년 여름 이후 처음으로 재개된 3자회동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특히 이번 3자회동은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의 평양방문(5월8일-11일) ▲성 김 과장, 북측 제공 1만8천여쪽 영변원자로 가동일지 등 내용 공개(5월14일) ▲미국, 50만t 대북식량 지원 발표(5월17일) 등 북미 관계가 전에 없이 우호적인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회동에서는 차기 6자회담 일정이 협의됐고, 북한이 중국에 신고서를 내는대로 `아주 빨리(very soon)’ 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공감대까지 형성된 점에 비춰볼 때 북핵신고의 `로드맵’이 구체적으로 가시권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신고내용과 관련, 힐 차관보는 “(그것은) 패키지로 북핵의 모든 요소를 포함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플루토늄 뿐만아니라 북-시리아 핵커넥션 의혹 및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등이 어떤 형태로든 포괄적으로 반영될 것임을 시사했다.

미 행정부는 북한이 핵신고를 하게 되면 그에 상응한 조치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고, 적성교역법의 족쇄도 풀어줘야 하는 만큼 미 의회가 크게 반발하지 않도록 적어도 북핵 신고서의 완결성을 갖춰놓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시리아 핵협력과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의 경우에는 북한이 간접 시인하는 방식으로 신고내용에 기술될 가능성이 커 의회 내 `매파’의 비판에 직면할 소지는 여전히 남아있기는 하다.

또한 일본이 고리를 걸어두고 있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가 북핵신고와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과정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도 주목된다.

사이키 국장은 이 문제에 대해 “북한이 협조적으로 나오길 바란다”며 대북 에너지 지원 등은 북한이 일본의 우려를 해소하느냐에 달렸다는 취지의 발언을 함으로써 적극적인 대북지원 의사를 유보했다.

이는 그간 납치문제에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미국이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서두르면 안된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풀이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