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평양협의서 `핵신고’ 타결할까

성 김 미 국무부 한국과장이 8일 보름여만에 평양을 다시 찾았다.

성 김 과장의 방북은 지난 4개월여 6자회담의 진전을 가로막아온 핵 신고 문제를 타결하기 위한 마지막 행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관련,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터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북한측으로부터 핵신고서 문건을 받아오기 위한 것”이라고 주변 인사들에게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성 김 과장은 무엇보다 평양에서 북한 외무성 및 원자력총국 관계자와 다시 만나 핵신고서 내용에 대한 최종 조율과 함께 북한의 신고 내용을 검증하고 모니터링할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번 방북을 통해 그동안 포괄적으로만 논의됐던 합의사항을 구체적 언어로 정리하는 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말하자면 북한은 평양을 방문하는 성 김 과장에게 핵신고서 문건을 건네주고 테러지원국 해제 등 조속한 후속조치에 대한 확답을 받으려 할 것이란 얘기다.

따라서 성 김 과장의 이번 방북은 1박2일 일정으로 예정돼 있지만 `막판 고비넘기’라는 협상의 특성상 일정은 유동적일 수 있다고 정부소식통은 전했다.

과장급 인사로, 재량권이 극히 제한돼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 김 과장은 이미 대부분 합의된 핵 신고서 내용 가운데 미국이 특히 중요하게 다뤄야하는 몇가지 항목을 북한측이 수용하게 하는 선에서 이번 평양 협의를 매듭지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측이 특히 중시하는 부분은 북한이 제출할 신고서의 내용에 대한 검증 수단을 보장받는 것이라고 북핵외교가는 분석하고 있다.

실제 미국은 핵신고서에 ▲1990년대초부터 가동되기 시작한 영변 원자로의 가동일지를 포함한 자료 수천건 ▲핵심 핵시설 ▲플루토늄 총량을 주 내용으로 담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 원자력과학자들로 구성되는 북.미 간 실무그룹이나 6자회담 산하 실무그룹, 혹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참여하는 검증기구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시리아 핵협력 의혹설에 대해서는 북.미 전문가회의를 가동하거나 6자회담 실무그룹을 통해 주로 현재, 미래의 북한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성 김 과장은 이번 방북에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를 위해서는 최근 미국 의회 일각에서 제기한 UEP와 시리아 핵협력설과 관련된 의혹 등을 해소하기 위한 검증과 모니터링 수단의 확보가 중요하다는 점을 북측에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측도 테러지원국 해제에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의 마지막 요구에 긍정적으로 호응할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정부소식통은 “테러지원국 해제를 중요한 성과로 인식하는 북한내 동향을 감안할 때 북한은 미국의 검증수단 확보에 대해 우호적으로 반응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핵 신고서 제출은 8일 북.미 협의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핵 신고서를 제출하면 중국은 이를 6자회담 참가국에 회람, 의견을 수렴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간 협의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북한은 다음주 핵신고서를 북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하고 미국은 이를 전후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겠다는 방침을 의회에 통보할 것으로 보여 작년 `10.3합의’ 도출 이후 열리지 못하고 있는 6자회담도 이달 말께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은 핵신고 문제가 원만히 타결되면 현재 검토하고 있는 대북 식량지원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마이클 메이건 미 대통령 특별보좌관 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국장, 다음달 국무부 인사에서 신임 한국과장 물망에 오르고 있는 커트 통 NSC 아시아경제담당 국장, 존 브라우스 국제개발처(USAID) 북한담당관 등이 평양에서 북측과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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