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초기조치’ 쟁점 조율에 속도

제5차 6자회담 3단계회의 이틀째를 맞은 9일 북한과 미국이 핵폐기 초기단계 이행조치와 상응조치를 놓고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 쟁점을 줄여나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회담 상황을 보는 시각에서 참가국들 간에 미묘한 차이가 감지되고 있어 향후 협상을 통해 접점을 모색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북.미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이날 오후 베이징(北京) 리츠칼튼 호텔에서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갖고 전날 의장국 중국이 제시한 합의문서 초안을 토대로 쟁점 현안에 대해 집중 협의했다.

2시간여 진행된 회동이 끝난 뒤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일련의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일치를 본 것도 있다”면서 “하지만 전반적으로 일련의 대치점도 있는데 좀 더 노력해서 타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말한 데 이어 이날 밤 숙소로 돌아와서는 “한 두 가지 쟁점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고 설명, 막판 기싸움이 있을 수도 있음을 예고했다.

그는 이 미해결 쟁점에 대해선 “포괄적이거나 근본적인 이슈가 아니다”고 설명한 뒤 “협상 타결에 다가선 듯 보이겠지만 언제든 새로운 이슈가 갑자기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9.19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워킹그룹은 “5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기본 취지와 목표는 공감해도 구체적 문안 합의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내다봤다.

천 본부장은 이날 오후 이뤄진 첫 남북 협의에 대해서는 “문안내용의 핵심을 설명하고 아이디어를 나눴고 북한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차석대표인 임성남 북핵외교기획단장은 내외신 브리핑에서 “현단계에서 회담결과에 대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일본측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이날 일정을 마친 뒤 “현 시점에서는 합의에 도달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다소 비관적 전망을 내 놨다.

앞서 6자 수석대표들은 오전 10시(현지시간)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린 2차 수석대표회의에 이어 다양한 형태의 양자 및 3자(한미일) 회동을 갖고 합의문서 초안을 토대로 입장 교환 및 절충을 시도했다.

특히 의장국 중국은 핵심 당사국인 북.미 양측은 물론 한국, 일본, 러시아와 순차적으로 양자회동을 갖고 합의문서 초안에 대한 각국의 의견을 수렴했다. 중국은 이를 토대로 합의문서 수정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6개국 대표단은 이날 저녁에는 다이빙궈 중국 외교부 수석부부장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했다.

한편, 중국이 8일 밤 참가국들에 제시한 ‘합의문서’ 초안은 핵폐기 초기단계조치와 상응조치를 ‘동시행동’ 원칙에 따라 단계적으로 배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9.19공동성명 이행을 위해 ▲비핵화(핵폐기) ▲에너지.경제지원 ▲동북아 안보협력 ▲북.미 관계정상화 ▲북.일 관계정상화 등 5개의 워킹그룹을 구성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핵폐기 초기조치 대상은 영변 5㎿ 원자로 등 핵관련 시설이며 1994년 제네바 합의 당시와 달리 단순동결이 아닌 궁극적으로 핵폐기로 가기 위한 ‘폐쇄(shut down)’ 조치를 2개월 내에 하자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에 제공할 대체에너지와 관련, 중유를 명시하지 않고 ‘5개국이 분담해서 에너지를 제공한다’고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베이징 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