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제네바 회동에 대한 중국의 입장

북한과 미국이 난관에 빠진 북핵 6자회담의 돌파구를 열기 위해 제네바에서 개최 중인 양자회담에서 13일 진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국의 중재 역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핵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金桂寬)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간의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와 관련한 합의가 이뤄져 6자 회담이 재개될 수있다면 이에는 중국측이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절충안이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북한과 심한 이견을 보이고 있는 북핵 신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972년 미중 관계정상화를 위해 채택한 `상하이 코뮈니케’를 참고해 북한과 미국의 입장을 병기해 상호 체면을 살리는 신고 절충안을 제시했다.

중국은 6자 회담을 성사시키는데서부터 시작해 고비 고비마다 북한에 특사를 보내는가 하면 미국을 설득해가며 지금까지 6자 회담을 이끌어오는데 그야말로 중재자로서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중국의 이 같은 중재노력에는 자국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가 필요했고 북핵이라는 굵직한 국제 현안을 해결, 외교 위상을 높이려는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에 대한지렛대를 유지하려는 의도도 읽혀진다.

이러한 이유에서 중국은 6자 회담의 진전을 진정으로 바라고 있고 이를 자국의 외교적 성과로 내세우고 싶어 하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1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내외신 합동 기자회견에서 “힐 국무부 차관보와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곧 제3국에서 회동한다”면서 “이번 회동이 미국과 북한의 관계개선과 6자회담 진전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미의 제네바 양자 회동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는 미묘한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고 베이징의 서방 외교소식통들이 말했다.

개최 장소가 베이징이 아닌 제네바여서 중국의 중재자로서의 역할이 빛이 바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1994년 제1차 북핵 위기를 해소한 제네바 기본합의를 이끌어낸 제네바의 상장성을 염두에 두고 개최장소를 정했다는 후문이 있지만 중국으로선 서운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이 서운한 대목은 또 있다. 중국은 당초 이달초 베이징에서 김계관 부상과 힐 차관보의 협상을 성사시킬 의도로 양측을 모두 베이징에 초청했지만 힐 차관보만 베이징을 방문, 협상 계획은 무산됐다.

중국은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머쓱해 질 수밖에 없었다. 한 북한 전문가는 김 부상은 미국과의 협상 조건이 맞지 않아 베이징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관측했지만 중국은 다른 행간을 읽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북한이 ” 북-미 관계는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중국은 너무 앞으로 나가지 말라”는 메시지를 중국에 보냈을 수도 있다는 것이 베이징 외교가의 분석이다.

중국은 6자 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가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도 이를 계기로 북-미 관계가 지나치게 가까워 질 가능성에 대해선 촉각을 곤두세우는 양면적인 입장인 것 같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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