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제네바회동 무슨 `진전’ 있었나

북핵 6자회담 진전을 위한 제네바 북.미 수석대표 회동에서 쟁점인 핵프로그램 신고문제와 관련해 어느 정도의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져 그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3일 북미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회동이 있은 뒤 미 국무부 측은 절제되긴 했지만 대체로 회담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제네바 회담은 좋고 건설적이었다”면서 “핵신고 문제와 관련, 회담을 위해 만났을 때보다 더 좋은 위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도 13일 회담을 마친 뒤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포함해 신고의 형식과 실제적인 내용 등 모든 측면에서 북한과 매우 실질적이고 유용한 협의를 했다”면서 “회담에 진전이 있었으나 합의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매코맥 대변인과 힐 차관보 모두가 회담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밝히면서도 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이 이처럼 협상 내용에 대해 말을 아끼는 것은 김계관 부상이 협상내용을 평양에 보고하고 수뇌부로부터 최종적으로 `OK’ 사인을 받아야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미국은 협상 내용을 한국을 비롯한 6자회담 참가국들에게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국의 외교 당국자들도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회담의 진전상황과 관련, 외교가에서는 북미가 신고의 `내용’에 대해서는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지만 신고의 `형식’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게 아니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힐 차관보는 제네바 회동에 임하기 직전인 지난 12일 핵프로그램 신고의 형식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이번 회동에서 `정확하고 완전한’ 핵신고의 조건으로 제시한 ▲플루토늄 ▲UEP ▲시리아와의 핵협력 의혹 등 3가지 중 플루토늄 관련 사항만 북한이 신고서에 담아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하고 쟁점사항인 UEP와 핵협력 의혹은 `비밀문서’로 양국이 공유하는 방식을 제안했고 북한도 기본적으로 이를 받아들였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비밀문서에 담을 `내용’에 대해서는 여전히 북.미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4일 회담이 지지부진한 이유에 대해 “실체(substance)와 관련된 사항 때문”이라고 언급, 신고의 형식보다는 내용이 관건임을 시사했다.

즉, 미국 측은 UEP와 핵 협력설에 대한 신고내용을 공개하지 않을테니 충실하게 신고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북측은 여전히 `고백’을 주저하고 있는 상황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계관 부상은 13일 회동 뒤 “고농축우라늄계획과 시리아와의 핵협력은 과거에도 없었고, 현재도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제네바 회동 전후로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해 핵심쟁점인 신고 내용에 있어서는 여전히 북.미가 줄다리기를 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따라서 교착상태를 풀기 위한 6자 수석대표 회동이 조만간 열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라이스 국무장관이 “즉각적으로 어떤 일이 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전망에 더욱 무게를 실리게 한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