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제네바서 재회..북핵 돌파구 열리나

북한과 미국이 제네바에서 반년여 만에 재회한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들인 김계관(金桂寬) 북한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3일 낮 제네바에서 만나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문제의 돌파구 마련을 시도할 예정이다.

이번 양자회담은 2002년 10월 제2차 북핵위기의 진앙인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의 존재 및 신고 여부, 그리고 시리아와의 핵협력설 등 북한의 핵확산 시도 여부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북한은 이 두 사안에 대해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미국은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작년 10월 3일 북핵 6자회담에서 타결된 2단계 북핵 합의에 따르면, 북한은 작년말까지 핵시설을 불능화하고 핵프로그램을 완전하고 정확하게 신고해야 하며, 이에 상응하여 미국은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 삭제 및 대 적성국 교역법 적용 종료 과정을 개시하고 경제.에너지 보상조치를 취하도록 돼 있다.

이는 한달 전인 작년 9월 초 제네바에서 진행된 김계관-힐 회동에서 돌파구가 열리면서 가능했다.

이후 지금까지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북한의 UEP 신고와 뒤늦게 불거진 시리아와의 핵협력설 문제가 암초로 작용하면서 2단계 북핵 합의 이행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결국 이번 제네바 북미 양자회동은 2단계 북핵 합의의 이행을 조속히 완료하고, 북핵 폐기와 북미 관계정상화를 목표로 하는 3단계 협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북한의 UEP와 핵협력설이라는 두 핵심 쟁점에 관한 `외교적 해법’을 끌어 내느냐 여부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서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1972년 미중 관계정상화를 위해 채택했던 `상하이 코뮈니케’를 참고로 해 북한과 미국의 입장을 병기해 서로의 체면을 살리는 신고 절충안을 제시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이번 제네바 북미 양자회동은 13일 낮부터 주 제네바 미국 대표부에서 개시될 예정이며, 회동 기간은 일단 하루로 계획되어 있으나 협상 경과에 따라서는 14일까지 연장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김 부상을 단장으로 한 북한측 대표들은 12일 오전 베이징을 떠나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이날 저녁 제네바에 도착해 유엔 유럽본부 인근의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12일 저녁 워싱턴을 떠나 13일 오전 제네바에 도착해 곧 바로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며, 그에 앞서 미국 대표들은 12일 오후 제네바에 도착했다.

제네바는 제1차 북핵 위기를 해결했던 1994년 10월 북미 합의를 이끌어낸 데다, 작년 9월에도 북미 양국이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회동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벌써부터 제네바에는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많은 취재진이 모여들고 있으며, 이번 회동을 지원할 양국의 주제네바 대표부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