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절충점 찾나…北 선택 주목

“북한의 의중을 확인해야 향방을 알 수 있다.”

북핵 6자회담 북.미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김계관 외무성 부상간 싱가포르 회동 이틀째를 맞은 5일 현지의 분위기는 매우 신중하다.

검증의정서와 관련해 최대 쟁점으로 부각한 ’시료채취’ 명문화에 대한 북한의 입장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계관 부상은 지난 2일 싱가포르 도착했지만 말을 극도로 아끼고 있다. 북미 협상을 취재하는 기자들이 상당수 북한 대사관저에 진을 치고 ’김계관의 한마디’를 기다리고 있지만 그는 아직까지 공개적인 행보를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5일 이틀째 회동에서 북한의 의중이 어느 정도 파악될 것이라는 게 현지 외교소식통의 분석이다.

특히 부시 행정부 임기가 끝나기 전에 ’마지막 임무’로 비핵화 2단계를 매듭지으려는 힐 차관보의 의지가 강렬하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힐 차관보가 싱가포르에서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은 북한이 검증방법에 시료채취를 어떤 형태로든 명문화하는 것”이라면서 “김계관 부상이 이와 관련해 어떤 카드를 들고 나왔는지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김 부상이 미국이 원하는 수준이 담긴 카드를 제시할 경우 힐 차관보도 시료채취 명문화를 보장하는 문서형식이나 표현 방식에서는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힐 차관보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시료채취’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그래야만 “추후 검증활동에 착수하더라도 오해의 소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힐 차관보와 김계관 부상 모두 현 시점의 특수성을 잘 알고 있어 어떤 형태로든 절충점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하지만 6자회담이라는 다자협상의 특성도 있어 협상결과를 싱가포르에서 공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북한이 미국의 제안을 수용하더라도 그 결과를 싱가포르 현지에서 공개하지 않고 오는 8일 열리는 6자 수석대표회담의 결과물로 의장국인 중국이 발표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힐 차관보는 5일 북한과의 협의를 가진 뒤 6일에는 한국으로 이동해 김 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한 뒤 7일 오전 6자회담이 열리는 베이징을 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계관 부상이 끝까지 기존의 입장을 고수할 경우 상황은 간단치 않다. 북한은 이미 지난달 12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시료채취’는 북미간 검증합의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이를 강요하는 것은 ’주권 침해행위’가 될 것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계속 제기되는 등 북한 내부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북한이 일단 시간관리를 한 뒤 추후 오바마 정부와 협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외교소식통은 “북한도 결렬을 목표로 싱가포르에 오지 않은 이상 상당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어떤 선택을 할지에 따라 6자회담은 물론 향후 북핵문제 전체 국면이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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