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이달중 회동 가능성..6자회담 향방 기로

핵 프로그램 신고의 고비에서 주춤거리고 있는 북핵 협상의 `향방’이 이달 중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핵심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이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에서 절충점을 찾을 경우 비핵화 과정의 진전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북핵 협상이 장기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북.미는 조만간 구체적인 핵 프로그램 신고와 관련된 절충안을 모색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北京)이나 서방의 제3국에서 비공식 접촉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고 북핵 현안에 정통한 복수의 외교소식통들이 9일 전했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이미 1972년 미국과 중국간에 있었던 ‘상하이 코뮈니케’를 참고로 하는 신고 절충안을 제시했고 북.미 양측은 기본적으로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북핵 10.3합의의 이행시한(지난해말)을 넘긴 상황에서 한동안 적극적인 중재역할을 하지 않았던 중국이 신고 절충방안으로 내놓은 안은 북.미 양측의 입장을 나란히 병기하는 형태의 공동성명 같은 문서라고 이해하면 된다”면서 “이 방안은 내용을 충실히 하면 미국내 강경파들의 불만도 잠재우면서 북한의 입장도 배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이미 중국의 절충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중국측에 전달했으며 북한측도 조속히 입장을 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측은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를 비롯해 비핵화 3단계인 핵 폐기 로드맵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별도의 회동을 갖는 방안을 집중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힐 차관보는 베트남을 방문중이던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수주내에 북한과 협의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6자회담도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또 6일 뉴욕의 컬럼비아대 웨더헤드 동아시아연구소에서 북한측의 신고가 지연되면 비핵화 절차가 늦어질 수 있다면서 “이달내에 (북한의) 완전한 신고가 관철되도록 노력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의장국 중국의 절충안에 동의하고 북.미 회동에 임할 경우 중국은 구체적인 6자회담 재개 수순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북한이 최근 이명박 정부에 대해 ‘보수 집권세력’ ‘독재정권의 후예’라고 규정하며 공세를 펴고 있는 것이 6자회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이후 한동안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던 북한이 최근 한.미 합동의 키 리졸브 군사훈련을 전후해 공세를 펴는 것은 남북관계에 대한 내부 입장 정리와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면서 “아무래도 4월 중순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보고 6자회담 등에 대한 자신들의 최종 입장을 정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측이 신고서 제출 등에서 시간끌기를 할 경우 부시 행정부의 남은 임기나 한반도 정세 변화 등을 감안할 때 올해안에 획기적인 비핵화 진전이 이뤄지기 어렵다”면서 “북핵 협상이 이달중 분명한 향방을 드러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