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양자협상? 전 같으면 총맞았을 것”

미국이 지난 26일 열린 제4차 6자회담에 임하는 접근법이 북한과의 양자 대화를 사실상 금지했던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행정부가 공식적으로는 달라진 것이 없으며, 회담 개시전 힐 차관보와 북한측과의 회동도 협상에 속하는 것이 아니었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최근 북한과의 양자 대화 금지방침이 거의 포기되는 등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포스트는 특히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만나 북한의 회담복귀 협상을 마무리한 점 ▲지난 27일 북한이 미국의 제안을 공식적으로 거부했음에도 고함 같은 것 없이 ’업무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들면서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직접 포용하지 않고는 회담 진전이 있을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스트는 잭 프리처드 전 대북협상 특사의 말을 인용, “1기 부시 아래에서 북미 양자대화 같은 것이 일어났다면 관련 인물들이 줄지어선 채 총맞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프리처드가 북미 양자대화란 말만 나와도 과거 클린턴 행정부가 부적절한 북핵 동결 협상을 벌였다며 펄펄 뛰던 1기 부시 행정부의 정책에 항의, 지난 2003년 8월 특사직을 그만뒀다고 설명했다.

포스트는 또 지난 2003년 3월 중국-미국-북한 등 3자 대화 당시 제임스 켈리 전 차관보는 북한과 직접 협상을 하지 말라는 엄격한 지침을 받았다면서 켈리 전 차관보가 북미간 양자대화의 허용을 워싱턴에 요청하고 중국도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에게 이를 요구했으나 백악관이 거절했었다고 전했다.

그 결과 북한측이 칵테일 파티장에서 켈리 전 차관보를 따로 끌어내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가졌으며 실험을 할 지도 모른다고 으름장을 놓았다는 것.

이 신문은 이어 전임자인 켈리가 지침을 받기 위해 반복적으로 워싱턴에 보고했던 것과는 달리 힐 차관보는 라이스 장관에게 베이징에서의 일과가 마감되는 시각인 새벽 5시45분(미국시간) 매일 전화로 협상 진행 상황을 보고하고, 맘대로 움직이는 등 재량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우리는 크리스가 훌륭하고 끈질긴 협상가여서 보냈으며 그는 우리의 원칙이 어디 있는지 북한에 대한 우리의 우려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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