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실무협상 갈등요인 산적…北, 제재에 정책조정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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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20일 평양국제비행장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맞이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북한이 올해 하반기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교착국면 속에서 외부적으로는 중국, 러시아 등 전통적 우방국들과의 관계 강화를 꾀하고, 내부적으로는 대북제재 장기화에 대비한 정책 조정을 강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하 전략연)은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논의되는 북미 간 실무협상과 관련, “설사 핵동결 입구론에 합의하더라도 하노이 협상팀이 미루어 놓은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정의 문제, 신고와 검증의 문제 등 갈등요인 산적하다”면서 난관에 봉착할 소지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전략연은 “최선희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협상팀은 실무협상을 소홀히 한 하노이 협상팀에 대한 처벌을 보고 위험회피 심리가 작동할 가능성이 다분하다”면서 “북한은 협상팀 교체와 하노이 (북미) 회담 실패를 교훈삼아 협상 초반에는 비타협적이고 원칙적인 태도 견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최근 북한이 외무성 대변인 입장 표명을 통해 한미연합훈련 실시를 북미 실무협상 개최와 연계한 것도 이러한 맥락의 결과라는 게 전략연 측의 분석이다. 하노이 충격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치밀한 사전준비 차원에서 이른바 ‘시간벌기’를 하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실제 앞서 북한은 매체를 통해 “판문점 조미(북미) 수뇌상봉을 계기로 조미 사이의 실무협상이 일정에 오르고 있는 때에 미국은 최고위급에서 한 공약을 어기고 남조선(한국)과 합동군사연습 동맹 19-2를 벌려놓으려 하고 있다”며 “만일 그것이 현실화된다면 조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전략연은 실무협상이 난항을 겪더라도 북미 두 정상이 정치적 이해에 따라 실무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명분으로 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30일 열린 판문점 회동에서 톱다운(Top-down) 방식의 유용성을 재확인한 만큼 북미 모두 내부의 정치적 수요에 따라 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올 하반기 북중 정상회담 개최와 북한 고위관료의 동방경제포럼 참석을 통해서 전통적인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먼저 전략연은 북중관계와 관련, “오는 10월 신중국 수립 70주년과 북중수교 70주년 계기를 이용하거나 관행상 북미정상회담 개최 전 북중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북러관계와 관련해서는 “최근 관계 강화 추세를 고려할 때 9월 예정인 동방경제포럼에 부총리급 이상의 북한 고위관료가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체제안전보장 노력이 비핵화를 촉진하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는 계기마다 대북제재 완화와 해제의 필요성을 지속 제기할 것이라고 전략연은 예상했다.

삼지연 건설
삼지연 건설 2단계 공사가 시작됐다고 노동신문이 지난 3월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한편, 전략연은 북한이 내부적으로는 올해 하반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관심사업 성과 도출을 위한 정책조정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기본적으로 김 위원장의 관심사업을 달성하는 데 목표를 두겠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목표 달성이 불가능해질 경우 정책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전략연은 “제재 지속으로 3대 관심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기 어려울 경우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백두혈통 우상화 대상인 삼지연군 건설을 선택하고 재원과 자원을 이곳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양덕온천지구 공사 기일이 연기될 가능성에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또한 ‘군민대단결’을 자력갱생의 기본 동력으로 내세우면서 경제건설에서 군대의 선도적 역할과 책임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북한군은 최근 임무조정과 편제개편으로 혁명무력으로서의 역할이 감소한 반면, 경제건설에서의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는 게 전략연 측의 분석이다.

실제 전략연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사업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이후 민간에서 군대로 이관됐고, 양덕온천지구 건설사업은 특수전사령부가 담당하며, 삼지연군 건설사업은 민군 합동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5일 ‘군민대단결의 위력으로 우리 혁명의 전진을 더욱 가속화하자’는 제목의 1면 사설에서 “자력갱생 대진군, 만리마속도 창조투쟁에서의 승리의 열쇠는 전체인민이 인민군군인들과 팔을 끼고 어깨를 겯고 힘차게 투쟁해나가는 데 있다”며 “군민대단결을 강화하는 것은 우리가 혁명투쟁의 전 기간 항구적으로 틀어쥐고나가야 할 전략적 문제”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