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시료채취 합의할까..’절충방안’ 주목

“현 상황의 특수성을 잘 아는 만큼 절충점을 찾을 것이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4일 미국과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김계관 외무성 부상간 싱가포르 회동과 관련, 접점을 찾을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한달여 뒤면 연임기간까지 8년의 대통령 임기를 마치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데다 북한도 오바마 차기 행정부와의 관계설정을 의식해 파국을 피할 것임을 두루 감안한 분석이다.

특히 미국은 ‘시료채취’에 강력한 거부감을 피력한 북한을 의식, 양해각서를 별도로 마련하는 방안도 협상카드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검증의정서에 미국이 원하는 대로 ‘시료채취와 법의학적 활동을 포함한 과학적 절차의 이용’에 합의하면 최상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미국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협상방식은 지난 4월에도 시도됐다. 북한이 공식 핵 신고서에 담기를 거부하고 있는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핵확산 문제를 별도의 양해각서에 담아 처리한 것이다.

외교소식통은 “어떤 시설, 프로그램이 검증 대상이 되는지, 그리고 시료채취는 할 수 있는 지를 분명히 한다면 형식은 다양하게 처리할 수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실제 검증활동을 전개할 때 모호성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문서든 비공개로 하는 문서든 북한이 분명히 합의한 내용이 있다면 형식은 유연하게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4월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북한도 이런 절충안에 동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무엇보다도 오바마 당선인 진영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한 조감도를 마련하는 시점에서 가급적이면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 검증의정서가 채택되더라도 검증활동을 펼치는 것은 결국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가 된다는 점도 북한은 의식하고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과 북한이 어떤 형태로든 합의를 도출하면 이를 바탕으로 8일부터 베이징에서 열리는 6자 수석대표회담에서 6자 차원의 검증의정서 마련이 시도된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북한과 미국의 협상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형태의 검증의정서 안을 마련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북미간에 공식 의정서 외에 별도의 양해각서를 교환하기로 했다면 6자회담에서도 대외적으로 공개할 수 있는 내용과 비공개 내용이 구분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종적인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간단치 않은 시간을 보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이미 지난달 12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시료채취’는 북미간 검증합의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이를 강요하는 것은 ‘주권 침해행위’가 될 것이라고 규정했다.

따라서 북한이 미국의 절충방안을 수용하도록 하려면 현재 제공되고 있는 대북 에너지 지원의 일정을 보다 명시적으로 확정하고 6자 차원에서 마련될 검증의정서의 표현이 신축적으로 처리될 수 있다는 등의 다양한 카드를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소식통은 “북한도 결렬을 목표로 싱가포르에 오지 않은 이상 상당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북미간 협상이 부각되는 상황이지만 6자회담의 취지를 살려 6자회담 공간에서 북한을 안심시키는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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