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수뇌부 결단이 ‘열쇠’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북핵 6자회담이 마지막 단계인 핵포기를 향해 나아가면서 북.미 양측 수뇌부의 결단이 주목된다.

북한 핵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 이에 상응한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및 적성국 교역금지법 해제로 대변되는 비핵화 2단계 조치가 북.미 최고 수뇌부의 결단 없이는 달성되기 힘들었다는 점에서 최종 비핵화 역시 양측 수뇌부의 의지에 달린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단 현재 환경은 긍정적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공화국 창건 60주년을 맞는 올해 예년과 다른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고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인 2012년에는 강성대국 완성을 희구하고 있다. 내부 자원이 고갈된 북한의 상황에서 이러한 계획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참여가 필수적이며 이의 기반이 될 수 있는 것이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대선 국면에서 ‘유종의 미’를 거둬야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과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 등으로 야기된 외교적 갈등은 해소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가 상징하는 북핵문제가 유일한 ‘결과물’이 될 수 있다.

북미 양측이 처해있는 이런 정세환경은 양측 지도부의 ‘통 큰 결단’을 이끌어내기에 유리해 보인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영변 원자로 냉각탑이 폭파된 후 평양발 기사에서 북한이 “핵포기 의지를 착실히 행동에 옮기는 것으로 국제 질서 개편의 주도권을 행사한다는 대담한 전략”이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결단이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런 결단이 앞으로 더욱 힘들 것으로 보이는 3단계 협상에서도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적지않다.

우선 양측 모두 서로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상황에서 상대방의 선행동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협상과정은 지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유일지배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북한과 달리 미국은 11월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를 통해 정권교체의 과정을 밟게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북한은 미국의 차기 행정부를 염두에 둘 것이고 부시 대통령 역시 차기 행정부에서 해야할 일들을 앞서 가면서 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신안보연구실장은 “북한은 11월이면 미국의 새 대통령을 알 수 있는 상황에서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도 대선국면이 본격화되면 새로운 협상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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