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베를린 회동…6자회담 탄력받을 듯

북핵 6자회담의 재개 분위기가 갈수록 농후해지고 있다.

우선 북미 6자회담 수석대표 사이에 16일 독일 베를린에서 이뤄진 극비 회동 사실이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베이징(北京)이나 미국의 도시가 아닌 베를린이라는 협상장소가 말해주듯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양측이 만난다는 것 자체가 `협상의지’를 말해준다는 분석이다.

과거 미사일 등 북미 현안을 다룬 협상이 진행됐던 베를린이 다시 등장한 것도 흐름이 적어도 나쁜 쪽이 아니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외교소식통들은 이 시점에서 성사된 베를린 회동에 대해 지난달 5차 6자회담 2단계회의에서 미국이 제안한 이른바 `패키지딜’에 대해 북한이 어떤 형태로든 반응을 보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이번 회동에서 미국의 제안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 소식통은 “모종의 반응을 보였을 수도 있고, 아니면 미국의 제안에 대해 추가로 궁금한 점을 확인하는 자리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반응을 보였다고 해서 그것을 반드시 미국의 제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기는 이르다”며 “BDA(방코델타아시아) 문제가 해결되어야 9.19 공동성명의 초기단계 이행조치를 논의할 수 있다는 북한 입장이 얼마나 변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당국은 이번 북미 회동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해석을 하는 분위기다.

미국이 최근 9.19공동성명 초기 이행조치와 상응조치를 묶은 `패키지딜’을 제시하며 북한과 실질적인 협상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고, 그런 점을 북한이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회동이 열렸다는 게 정부 당국의 대체적인 인식이다.

또 BDA 해결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는 북한으로서도 6자회담에서 핵폐기 논의를 시작하지 않고서는 BDA 문제를 해결할 다른 길이 없다는 점을 알고 있는 만큼 북한이 이번 회동에서 초기 단계 이행조치 논의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피력했을 개연성이 없지 않다고 일부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북한이 BDA 선(先)해결 요구를 완전히 거두지는 않겠지만 `BDA 해결이 안되면 초기단계 조치에 합의하더라도 이행은 할 수 없다’는 등의 전제를 내세우며 초기단계 이행조치 논의를 시작하려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번 베를린 회동을 북측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긍정적인 측면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부상 입장에서 앞서 6자회담에서 했던 이야기를 그대로 할 생각이었으면 굳이 만나자는 제안을 할 필요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북한의 이런 움직임이 BDA 선(先) 해결에 대한 교조적 집착에서 조금씩 유연성을 보이려는 신호가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서울의 외교가에서는 6자회담이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개최될 것이라는 전망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오는 22일 열릴 것으로 보이는 북미 BDA 회동에 이어 순차개최되는 형태로 날짜가 잡힐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물론 앞선 5차 2단계 6자회담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이번에는 사전 준비를 충분히 한 상태에서 회담을 열어야 한다는 신중론이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내달 18일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 전에 열지 못하면 3월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각국은 회담 동력 유지 차원에서 늦어도 내달 초순에는 회담을 개최하려 하지 않겠느냐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또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19∼21일 한중일 3국을 돌며 회담 전략을 협의할 예정이어서 차기 회담 일정은 다음 주 중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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