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베를린 전격 접촉 안팎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16일 베를린에서 전격 회동했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물밑 접촉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베를린 북-미 접촉은 향후 6자회담 전망을 밝게 해주는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힐 차관보는 17일 베를린 아메리칸 아카데미에서 `6자회담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강연하기 위해 베를린에 왔다. 힐 차관보는 이어 19일부터 21일까지 한국, 중국, 일본을 순방할 예정이다.

김계관 부상이 베를린에 온 이유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힐 차관보와 만나기 위해 온 것으로 베를린의 외교 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김 부상은 지난 주말 베를린에 왔으며 한 차례 예비접촉을 가진 뒤 이날 힐 차관보와 만나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차기 6자회담이 생산적이 될 수 있도록 기초 작업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 부상이 직접 베를린에 오고 미 국무부가 이 회동에 대해 신속하게 브리핑한 것은 북-미 간에 상당한 의견접근이 있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을 낳고 있다.

특히 오는 22일 6자회담의 최대 장애물로 남아 있는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의 해결방안을 협의하는 북-미 금융 실무자 회의가 열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베를린에서 북한과 미국이 접촉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북한은 북-미 회담의 고비마다 베를린을 회담 장소로 이용해왔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1994년 제네바 핵협상 타결 이후 1995년에 경수로 회담을 베를린에서 열었으며 96년 4월에는 1차 미사일 협상을 개최했다. 또한 1999년 9월 베를린에서 열린 북-미 미사일 협상이 타결된 바 있으며 2000년 1월에는 북-미 간 고위급 회담 개최가 성사됐다.

북한은 동서독 통일 이후 구 동독 대사관을 북한 이익대표부로 유지했으며 2001년 3월 독일과 수교한 이후에는 이익대표부를 대사관으로 승격했다.

독일 주재 북한 대사관과 미국 대사관은 베를린 중심가 운터덴린덴 거리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으며 양국 대사관은 회담 장소로 번갈아 가면서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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