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대립, 6자회담 장기공전되나

미국이 금융.인권문제 등을 통해 북한을 압박하고 북한이 미국의 ’불법활동’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나섬에 따라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장기공전상태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0일 조선중앙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얼마 전 우리의 그 무슨 비법활동과 관련하여 미국측이 작성했다는 자료를 면밀하게 검토해 보았다”며 “그에 의하면 모든 자료들이 완전히 날조한 거짓이라는 것이 판명됐다”고 말했다.

북한이 보았다는 자료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건네준 자료가 아니라 재무부 인터넷 사이트에 공시된 자료를 본 것으로 보인다”며 “공시된 자료에도 기초적인 내용들은 모두 담겨있다”고 말했다.

일단 북한은 자체적인 조사를 통해 마카오 은행의 북한 자산을 동결한 미국의 조치가 전적으로 잘못된 정보에 근거한 조치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 같은 북한의 주장은 위조화폐 등과 관련한 북미간 입장차이가 분명한 만큼 금융제재 문제를 논의하는 회담이 시급하게 열려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북한이 금융제재 회담을 요구하는 가운데 제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가 장기간 열리지 못하는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은 조.미 금융회담을 파탄시켜 6자회담을 무한정 연장시켰다”고 말해 금융제재 회담을 거부한 미국의 책임론을 거론했다.

이에 앞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2일에도 “금융제재 해제는 공동성명(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하는 데서 근본문제이며 6자회담의 진전을 위한 필수적인 요구”라고 강조, 금융회담이 열리지 않으면 6자회담에도 참가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은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참가하는 회담을 통해 금융제재 문제를 논의해 북한의 금융자산을 풀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은 이 문제가 회담을 통해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미국측이 취한 조치는 위조지폐 문제 등을 감안해 북한과 거래관계가 있던 마카 오의 중국계 은행 ’방코 델타 아시아은행’에 대해 미국은행과 거래금지 조치를 취한 것이고 북한 금융자산의 동결은 미국측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는 지난 7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북핵 6자회담의 걸림돌로 떠오른 금융제재 문제는 정치적으로 풀 사안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하면서 북한의 백기투항을 요구했다.

결국 접점을 찾기 어려운 북미간의 입장차이가 6자회담을 장기공전으로 몰아가고 있는 셈이다.

현재로서 6자회담의 장기공전을 막을 수 있는 해법은 6자회담 참가국 간에 논의하고 있는 대표의 제주도 회동과 중국의 역할론.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모이는 제주도 회동이 성사된다면 핵문제에 논의가 집중되겠지만 힐 차관보와 김계관 부상 간의 접촉이 자연스럽게 이뤄져 금융제재 문제도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북미 양국간의 입장교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입장이 불투명하지만 이번 제주도회담에 적극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며 “교착국면을 여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방코 델타 아시아은행’이 중국계 은행이라는 점에서 중국측은 미국이 제시한 자료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신뢰하는 중국이라는 제3자에 의한 조사가 이번 북미간의 대결점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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