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뉴욕접촉 무슨 얘기 나눴나

6일 북미 뉴욕접촉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을까.

지난 달 13일 뉴욕접촉 이후 북한의 요청으로 이뤄진 두 번째 접촉에서 북한이 내놓았을 ‘회답’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것을 보면 향후 북한이 어떤 선택을 할 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7일 “접촉 상황 만을 알고 있으며 구체적인 내용을 미측으로부터 전달받지 않은 상태”라면서 “현재로선 긍정 또는 부정으로 나눠 해석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북미접촉이 열린 모양새로는 일단 긍정적”이라고 진단하면서, “(회담 재개와 재개시 실질적인 진전을 위해) 북한이 제시하고 있는 장애가 극복할 만한 것인 지 아닌 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뉴욕접촉의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단 북한이 6자회담 복귀 여부에 대해 미측에 가부 간의 답을 한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미 국무부 내의 6자회담 실무진인 조셉 디트러니 대북협상대사와 제임스 포스터 한국과장을 북한측이 자기측 사무실로 와달라고 한 것만 봐도 이번 접촉은 회담복귀 여부를 결정하기 이전에 미측의 입장을 추가로 확인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6일(워싱턴 현지시간) “실무 수준의 접촉일 뿐”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 행정부는 일단 6자회담이 열리면 “매우 창의적이고 유연하고 전향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회담재개를 위해서는 우선 여건을 마련하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북미 양국은 이번 뉴욕접촉에서도 이러한 기존 입장을 확인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북한이 거론하는 회담재개의 여건은 도대체 뭘까.

북한은 지난 3일 외무성 대변인 발표를 통해 “미국이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진실로 바란다면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을 철회할 용단을 내려 6자회담 재개에서 최대의 걸림돌을 들어내야 한다”고 말해 그 여건을 우회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에 대해 미 행정부는 이미 여러차례 “북한은 주권국가”라는 말로 우회적인 답을 줬고, 따라서 더는 그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폭정의 전초기지’와 ‘주권국가’라는 표현을 놓고 북미 양측이 서로에게 양보를 강요하고 있는 양상인 셈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표현의 차이 만은 아닌 것 같다.

김성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폭정의 전초기지는 핵문제라는 ‘국가안보’ 보다 상위개념인 ‘정권안보’를 겨냥하는 말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안위와도 직접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어 양보하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에 비해 “주권국가의 개념은 김정일 정권을 보장하지 않는 것으로 핵문제 해결 이후에도 미사일, 인권, 마약 등의 다른 사안으로 북한이 또 다시 심판대에 세워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