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뉴욕접촉..양자대화 물꼬트나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북.미 양국 당국자 간 첫 회동이 이뤄졌다.

비공식 실무접촉의 성격이기는 하지만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리 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과 성 김 미 국무부 6자회담 특사가 24일(현지시각) 뉴욕에서 만난 것이다.

특히 이번 회동은 북한이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을 초청하고 이에 대해 미국이 아직 공식적 입장을 정하지 않은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향후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을 비롯한 북.미 양자대화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또 남북한을 비롯한 6자회담 참가국 대표들이 참석해 26∼27일 미국 서부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NEACD에서 한국의 ‘그랜드 바겐’과 미국의 ‘포괄적 패키지’ 등 북핵 일괄타결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북측의 반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北 ‘방미보따리’ 주목..추가 회동 가능성 = 리 국장이 들고 간 ‘방미 보따리’의 내용과 이에 대한 미국의 평가에 따라 북.미 양자간 본 대화의 성사 여부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양측은 그동안 대화의 장소와 상대, 6자회담 복귀 선약속 및 기존 비핵화 합의 준수 등을 둘러싸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여 왔다. 특히 미국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관련한 약속 없이는 북.미 간 대화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리 국장이 이번 방미 기간 미국이 원하는 것의 일부를 수용하는 탄력적인 카드를 제시하고 미측이 이에 호응할 경우 북.미 양자대화가 시작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리 국장의 방미 기간 양자간 접촉을 통해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는 한편, 이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향후 북미 양자대화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를 위해 북미 양자간 추가 접촉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외교 소식통은 25일 “리 국장의 방미 기간 북.미 양자간 추가 접촉이 있을 수도 있다”면서 “미국으로서는 이번 회동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조만간 북미대화에 대한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 김 특사와 회동을 마친 리 국장은 기자들에게 “성 김 특사를 만나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고 말한 뒤 무슨 내용을 논의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두고 보자”고 답했다. 자신이 북측의 메시지를 전달했으니 이제 미국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 ‘그랜드바겐.포괄적 패키지’ 北반응도 관심 = 리 국장은 김 특사와 회동을 마친 뒤 샌디에이고로 이동, 26∼27일 6자회담 참가국의 정부 관료와 학계 인사들간 협의체인 NEACD에 참석한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우리 측 정부 대표인 허 철 외교통상부 평화외교기획단장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일괄 타결 방안인 ‘그랜드 바겐’의 취지와 의미를 설명할 방침이어서 이에 대한 리 국장의 반응이 주목된다.

그동안 그랜드 바겐에 대한 북한의 평가를 북측 언론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는 확인할 수 있었지만 북한 당국자의 입을 통해 직접 듣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9월 30일 ‘핵문제 해결에 백해무익한 제안’ 제목의 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 제안에 대해 “‘비핵.개방.3000’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라며 “미국의 반공화국 적대시 정책 철회가 없이 우리의 핵포기에 대해 운운하는 것은 허황한 꿈”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북한의 리흥식 외무성 군축국장은 지난 7월 23일 태국 푸껫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포괄적 패키지에 대해 “말도 안 된다”며 “현재의 위기는 미국의 적대정책이 원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은 이번 NEACD에서 대북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는 ‘투 트랙 접근’과 포괄적 패키지에 대해 재차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북.미 실무접촉과 26~27일 NEACD, 이달 30일 뉴욕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와 코리아소사이어티 토론회 등에 참석한 뒤 다음 달 2일 귀국하는 리 국장의 방미 일정에 북핵 외교가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