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금융회의 뭘 논의하나

북한과 미국이 오는 19~20일 뉴욕에서 금융 실무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건과 맞물려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미 금융실무회의는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 해결과정에서 만들어진 협의체로, 양측은 이번 회의에서 무엇보다 미국이 당초 법집행 차원으로 규정했던 BDA 북한자금 동결조치를 비핵화 진전을 위해 정치적으로 해결함에 따라 뒤로 밀렸던 위폐.돈세탁 등 문제를 다루게 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양측은 따라서 일단 이번 회의에서 BDA 문제의 원인이 됐던 북한의 돈세탁 및 위조지폐 제조.유통 의혹의 재발을 차단함으로써 ‘제2의 BDA 사태’를 예방하는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측이 먼저 위조지폐 등과 관련한 자국의 강화된 법규와 조치들을 설명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으로써 회의가 열리게 됐다”며 “양측은 이번 한차례가 아니라 앞으로 여러 차례 회담을 열어 북한의 불법 금융활동 개선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금융분야에서 취해야할 조치들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얘기로, 결국 북.미 관계정상화를 위한 금융분야 사전협의가 될 것이란 전망인 셈이다.

이와 함께 BDA 사태를 통해 자국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을 노출한 북한이 국제 금융체제에 편입하기 위한 기술적인 방법론이 이번 회의에서 비중있게 논의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이 6자회담 10.3 합의 등을 계기로 신고.불능화의 성실한 이행에 따른 상응조치로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하고 대 적성국교역법의 적용을 종료한다는 약속을 한 만큼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이후 북한의 국제 금융체제 접근을 위한 ‘오리엔테이션’ 성격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1987년 KAL기 폭파사건을 계기로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포함됨으로써 금융 문제와 관련, 여러 제약을 받아왔다. 미국 정부로부터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국제금융기관법, 대외원조법, 대적성국교역법 등에 의해 제재를 받게 돼 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기관법은 IMF(국제통화기금), IBRD(국제부흥개발은행) 등이 테러지원국에 차관제공이나 기타 지원을 위해 해당 기관의 자금을 사용하려할 경우 미국 측 집행이사가 이에 반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미국의 테러지원국으로 남아 있는 한 IMF,IBRD 등의 차관이나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또 미국 대외원조법은 테러지원국에 대해 수출입은행 신용대출을 금지하고 있으며 대 적성국 교역법은 테러지원국과의 교역 및 금융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그런 만큼 테러지원국 지정이 해제되고 대 적성국교역법이 종료되면 북한으로서는 국제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는 데 있어 최소한 미국 행정부의 제도적인 방해는 받지 않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실제로 국제 금융기구로부터 돈을 빌리거나 정상적인 국제 금융망을 활용하기까지는 해야할 일이나 충족해야할 조건들이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 이들 문제가 논의될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