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동 `비관적’에서 `유동적’ 분위기 감지

북한과 미국이 ‘도쿄접촉’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양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11일 오전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 회의장에서 조우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도쿄 시내 미타하우스에서 열린 NEACD 회의에서 오전 9시50분께부터 동북아 안보와 관련한 기조연설을 했다.

힐 차관보가 기조연설을 하고 회의장을 떠나지 않은 상태에서 오전 11시부터 같은 회의장에서 기조발언을 할 예정인 김 부상이 10시 45분께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확인됐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힐 차관보는 김 부상이 회의장에 들어간지 1분 만에 회의장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이 악수를 하는 등 직접 대면을 한 것은 아니지만 같은 시각, 같은 공간에서 서로 얼굴을 확인하고 조우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북미 수석대표간 도쿄 접촉 가능성도 다소 유동적으로 바뀌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김 부상은 회의장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북측의 입장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좀 두고 봅시다”라고 말해 미묘한 변화가 일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김 부상은 전날 “금융제재를 받아가면서 6자회담에 나가는 일은 없다”며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대한 금융제재를 해제하지 않는다면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오전 10시45분께부터 주일 중국대사관에서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과 미중 협의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회의장에서 출발이 지연돼 미중협의가 다소 늦춰졌다.

우다웨이 부부장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우다웨이 부부장은 당초 오늘로 예정된 귀국 일정을 하루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일 중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우다웨이 부부장이 오늘 오후 4시께 도쿄를 떠날 예정이었지만 출국을 12일 오전으로 미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비관적 전망속에서도 북미간 수석대표 접촉 가능성이 살아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그러나 힐 차관보는 이날 회의장을 나서면서 기자들에게 “이번 회의(NEACD) 기간에는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날 의사가 없다”고 밝혀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실제 북미접촉을 둘러싼 분위기가 호전될지 여부는 이날 오전 힐 차관보와 우다웨이 부부장의 미중 회동 이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도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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