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6자회담 돌파구 마련할까

북핵 교착국면의 새 돌파구로 기대되고 있는 북.미 양자대화가 마침내 가시권에 들어섰다.


미 국무부는 10일(현지시간) 공식 브리핑에 앞서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시기는 미정이지만 보즈워스 대표의 연내 방북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을 정점으로 도발과 제재카드로 대치해온 양측이 결국 대화테이블에 마주 앉게 됨으로써 북핵 국면이 중대 전환점을 맞고 있다.


◇ 오바마 출범후 첫 직접대화 = 현 국면에서 북.미대화 성사가 갖는 상징성은 크다. 무엇보다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북.미간 공식대좌가 이뤄지는 점이 주목된다.


제재와 대화의 ‘투트랙’ 압박을 펴온 미국과 이에 강.온 양면으로 맞서온 북한이 직접 대화의 장에 나옴으로써 새로운 돌파구 모색이 가능해졌다는 관측이다.


과거 부시 행정부가 집권 2년차인 2002년에 첫 북.미대화를 가졌던 점을 감안하면 오바마 행정부의 대화 행보는 상대적으로 속도감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북핵 해결의 다자협의 틀인 6자회담의 재가동 여부를 가늠해보는 시금석의 의미도 있다. 지난해 12월11일 제6차 6자회담 3차 수석대표 회동 이후 기능이 정지된 6자회담이 재가동되느냐, 아니면 새로운 협상 틀로 대체되느냐를 확인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 과거와 달리 ‘제한적 대화’ = 주목할 대목은 이번 대화가 과거 1차 핵위기(1993-1994년)와 2차 핵위기(2002-2003년) 때의 ‘직접 담판’ 식 북.미회담과는 다른 ‘제한적 의미’를 띠고 있는 점이다.


이는 북핵 해법을 바라보는 미국 정부의 달라진 시각에 터잡고 있다. 합의와 파기를 반복해온 북한의 행위를 ‘학습’한 미국으로서는 북한과의 ‘직거래’를 피하고 6자회담의 틀로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대화의 횟수를 한두차례로 한정하고 있는데다 방북대표단이 10명 이내의 필수인원으로 구성될 것이란 점도 이런 의지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또 대화가 시작되면 제재가 풀렸던 과거와는 달리 제재기조가 계속 유지된다는 점도 변화된 양상이다.


◇ 의제 놓고 ‘동상이몽’ = 이런 맥락에서 이번 대화가 어떤 형태의 결론을 도출해낼지를 놓고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일단 외교가에서는 양국이 이번 대화를 바라보는 근본시각에서부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의미있는 합의점을 끌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 보인다.


북한으로부터 6자회담 복귀 확약을 받아내려는 미국과 실질적 협상무대로 만들어내려는 북한의 속내가 충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당장 핵심의제를 놓고 양측의 시각차는 커 보인다. 미국은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 방침을 발표하면서 ‘방미 보따리’에 들어갈 대화의 의제를 분명히 하고 나왔다.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 촉진과 ▲ 2005년 9.19 공동성명에 대한 재확인이 그것이다.


쉽게 말해 북한과는 직접 협상을 하지 않고 6자회담으로 ‘원위치’시키는데만 초점을 맞추겠다는 메시지다. 미국이 대화의 횟수를 한 두차례로 한정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의제설정과 맞물려 있다.


그러나 북한은 ‘협상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각종 매체를 통해 북핵 문제의 본질이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이라는 점을 강조, 북.미 관계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를 의제화하겠다는 태도다.


6자회담 복귀도 이와 연계하겠다는게 북한의 의도로 풀이된다. 한 소식통은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확실한 ‘양보’를 받기 전에는 6자회담 복귀를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그림에 따라 양측이 서로의 의중과 입장차를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대화가 결렬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 극적 합의점 도출 여지도 = 그러나 돌출변수가 많은 북핵 사안의 성격상 북핵 대화가 도중에 ‘협상’으로 바뀔 개연성은 얼마든지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특히 북한이 의미있는 핵폐기 조치를 시사하며 ‘통 큰 거래’를 제안하고 나올 경우 ‘핵없는 세계’ 구축 노력에 진력하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의 스탠스를 감안, 의제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11일 “미국이 지금은 6자회담의 틀을 강조하고 있지만 비핵화라는 목표만 달성된다면 얼마든지 입장은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외교정책의 실세인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대화의 카운터파트로 나오는 점도 이와 맞물려 주목할 대목이다. 한 정부 소식통은 “강 부상은 1차와 2차 핵위기에서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해낸 인물”이라며 “이번에도 상당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보즈워스 대표의 대통령 친서 휴대 여부나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 가능성도 불확실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2007년 12월 북한의 핵신고가 지연될 당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방북, 조지 부시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함으로써 북핵 교착국면에 돌파구를 마련하기도 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