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예상보다 늦춰질 듯

이르면 내달 초 열릴 것으로 관측돼 왔던 북한과 미국의 양자대화가 늦춰질 전망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정부 고위 당국자는 24일(현지시간) 국무부의 제임스 스타인버그 부장관, 커트 캠벨 동아태 차관보, 성 김 북핵 특사 등과 접촉한 결과를 토대로 “북.미 대화의 속도가 일반의 기대보다 그렇게 빠른 것은 아니다”고 말해 `속성 회담’ 가능성을 배제했다.

특히 이 당국자는 “미국은 처음부터 그렇게 급하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다”고 말하고 “1-2개월 사이에 북미 접촉이 예상되지만 아직 정확히 결정은 안됐고, 북한과 접촉을 할지 안할지도 정하지 않은 만큼 1-2개월이라는 수치에 집착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의 적극적인 유화공세가 전개되면서 급물살을 타는 듯 했던 북.미 대화는 일정한 `숙성기간’이 더 필요로 하다는 얘기다. 이렇게 북.미 대화의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진 이유는 과거와 다른 협상방식 도입, 북한에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기 위한 기싸움, 북한을 제외한 5자간의 의견조율 등이 필요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당국자도 “대화 국면이 시작되면 북한에 가해지는 압박이 완화되거나 없어지는 과거의 패턴과는 다른 새로운 생산적 형태의 대화가 모색되어야 한다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해 과거에 시도된 적이 없었던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는 이른바`투트랙’ 방식을 준비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음을 내비쳤다.

즉, 과거와 같이 북한이 합의를 깨고, 회담을 무력화시키는 등의 패턴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나머지 5개국 주도로 판을 짜야하고, 이에 맞춰 대화일변도가 아닌 `채찍’도 적절히 구사하는 방안을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묘안을 짜고 있는 셈이다.

이런 과정에서 자연히 미국은 북한을 제외한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와의 사전협의 절차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이 25일부터 한국, 일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5개국 순방에 나선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또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18일 다이빙궈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을 면담한 자리에서 “양자든 다자든 핵 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으나, `다자회담’이 6자회담을 의미한 것인지가 모호한 점도 미국이 북.미 대화의 속도조절에 나선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다 만일 북한과 미국의 대화에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과연 2차, 3차의 후속 협상을 열어야 하는가라는 문제도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신중을 기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만약에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서 성과를 얻지 못한다면, 과연 후속 협상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미국 내에서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다”며 “이런 여러가지 이유에서 미국은 과거의 패턴에서 벗어나 신중하게 접근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