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앞두고 ‘북핵 외교전’ 치열

다음달 8일 열리는 북.미 양자대화를 앞두고 관련국들의 움직임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대화국면으로 돌아서려 하는 북핵 사태의 전환기적 흐름 속에서 한반도 주변열강들이 저마다 이니셔티브를 선점하고 ‘지분’을 확보해두려는 고도의 외교전이 불붙고 있는 양상이다.


먼저 중국의 행보가 주목된다. 북.미간 중재역을 자처해온 중국은 북.미대화 일정이 구체화되자 적극적인 지지표명 속에서 ‘6자회담 복구’를 강조하고 나섰다.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미간 대화가 적극적인 진전을 이룩하길 희망한다”며 “북핵 6자회담은 현재 중요한 기회를 맞고 있어 각 당사국이 함께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북핵 논의의 주도권을 쥐고 가려는 의지가 강하게 읽혀진다는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이와 맞물려 북한과 중국이 량광례(梁光烈) 국방부장의 방북을 통해 ‘스킨십’을 늘리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량 국방부장은 24일 북한 김영춘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인민무력부장과 회담을 갖고 “피로 맺어진 중.조(북) 관계”를 강조했다.


이번 방북을 두고 중국 외교가에서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지원하기 위한 것”(멍샹칭 중국 국방대학 전략연구소 교수)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러시아는 세르게이 미로노프 러시아 연방의회(상원) 의장의 방북을 계기로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외무차관을 평양에 보냈다. 그동안 북핵 논의의 흐름에서 상대적으로 비켜나있던 러시아가 ‘분위기 파악’과 함께 본격적으로 발을 담그려는 포석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미로노프 연방의회 의장은 24일 북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김영일 내각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대화 이외의 대안은 없다”며 “협상과 다자적 약속 및 개입의 프로세스만이 성공의 길을 열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러시아 언론이 보도했다.


일본 내에서는 북.일관계 개선을 꾀하려는 움직임이 주목된다. 주간 아사히지가 지난 18일 “하토야마 총리가 다음달 북한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한 이후 정부측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방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납치자 문제가 북.일간 관계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북.일간 ‘직접대화’를 통해 납치와 북핵, 북.일 관계개선을 포괄적으로 풀자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민주당의 ‘실세’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간사장의 방중에 외교가의 시선이 향하고 있다. 오자와 간사장은 국회의원 140명을 포함해 모두 600여명을 이끌고 다음달 10일부터 4일간 중국을 방문,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중국의 실력자들과 회담할 예정이다. 또 방중기간중 11-12일 한국을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을 면담할 계획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북핵문제와 북.일 관계개선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다. 대북 문제에 영향력을 가진 오자와 간사장이 방중, 방한을 계기로 모종의 막후 역할에 나설 수 있다는게 소식통들의 관측이다. 외교가에서는 일본이 북.미대화의 결과를 지켜본 뒤 연말 연초에 본격적인 대북 접촉을 시도할 것이란 관망도 나온다.


이 같은 주변열강들의 치열한 외교각축전 속에서 북.미대화의 향방을 둘러싼 한반도 정세의 유동성이 커져가는 분위기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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