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교역이 미국의 적성국교역법 해제와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로 전반적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미국에 처음 북한의 평양소주를 수입한 뉴욕의 미주조선평양무역회사 박일우(58) 대표는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핵 신고에 맞춰 미국이 북한을 적성국교역법에서 해제하고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키로 함에 따라 자신이 수입하는 평양소주에 붙는 특별관세가 없어져 평양소주 수입 여건도 더 좋아지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지난 4월 컨테이너 2대 분량의 평양소주 1천660상자(1상자당 24병)를 처음으로 미국에 수입, 뉴욕 등 미 동부지역에 판매했다.
그는 현재 평양소주의 관세는 병당 1달러 25센트 정도로, 한국 소주의 관세인 80센트보다 60% 정도 더 많은 실정이나 적성국 교역법 해제로 낮아지게 돼 수입에 더 숨통이 트였다고 설명했다.
평양소주가 도수가 높기 때문에 관세는 1달러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그는 예상하고 있다.
박 대표는 4월에 처음 수입한 평양소주는 “들어오자마자 다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면서 7월 중순에 4콘테이너(8만여병)를 추가로 수입하는 등 올해 안에 30 컨테이너 분량의 평양소주를 더 들여올 계획이라고 말하고, 적성국교역법 해제 등으로 수입량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또 평양소주 수입 물량이 충분하지 않아 미 동부지역에만 공급했는데 9월 이후에는 서부지역에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 북한산 제품을 수입하는 조건이 적성국교역법 해제로 관세가 낮아지는 것은 물론 품목별 허가에서 미수교국과의 교역허가로 바뀌어 덜 까다로워지고, 수입허가를 1년 단위로 자동 연장하는 과정에서 미 정부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허가가 취소될 수 있는 제한이 없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북미 교역이 전반적으로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일반 소비제품 중 가장 전망이 좋은 북한산 제품은 의류가 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박 대표는 자신도 소주 외에 다른 품목의 수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 교역 활성화가 미국의 소비자에게 양질의 북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북한산 제품의 품질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의 교포 등이 일확천금을 노리고 북한 상품 수입에 너도나도 나서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북측이 동포들의 재력 등을 다 파악했고, 미국에 산다는 것만으로 자금이나 신용도가 좋다는 환상을 더 이상 갖고 있지 않다며 북한에서는 “하루에 건물 10채를 지었다가 부셨다고 말하지 않으면 미국 동포가 아니라고 빈정거리는 얘기가 있을 정도”라고 전한 뒤 미국 역시도 북한과의 교역을 추진하는 사람들을 세심하게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