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관계 어떻게 되나

북한이 5일 미국의 일관되고 지속적인 자제요구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로켓발사를 강행함에 따라 미국과 북한 관계는 일단 냉각기를 맞게될 전망이다.

미국은 이번 북한의 로켓발사를 동북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의 안보에 위협을 주는 `도발행위’로 간주하고 있으며, 그에 상응한 대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북한과 대립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동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위시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에 이르기까지 모두 `상응한 결과’를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미국 정부는 그 같은 경고가 단순한 `레토릭(수사)’이 아니었음을 보여줄 필요를 느끼고 있다.

북한의 로켓발사 직후 나온 국무부의 반응은 이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 프레드 래시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며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다른 나라의 안전과 안보를 위협할 수 없다는 점을 북한이 알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처럼 단호한 입장을 보임에 따라 지난해 12월 북핵 검증체계를 둘러싼 6자회담 결렬 이후 대화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온 북.미 관계는 경색국면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대응수위에 따라서는 북.미관계가 대화를 위한 반전의 모멘텀을 찾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 사이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비교적 합리적이고 적절한 대응책을 찾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북한이 일방적으로 벼랑끝 전술을 구사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단호한 대응을 하겠지만, 기존의 1718호 결의의 이행을 강화하는 방안 이외에 다른 제재를 시도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 “문제는 과연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올 뜻이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관측이 나오는 이유는 오바마 행정부의 궁극적인 대북정책 목표가 북한 핵과 핵프로그램의 폐기에 맞춰져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비핵화 3단계 완성이라는 최종 목표를 위해 단기 도전과제인 로켓문제를 놓고 지나치게 북한을 몰아세우지 않으면서 이번 위기를 잘 관리하면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로켓발사에 따른 제재에 방점을 찍기보다는 “로켓발사 논란이 가라앉은 후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로켓발사 문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다자적 접근방식을 통해 대응해 나가되 6자회담은 물론 북.미간 양자대화에 열린 자세를 갖고 있다는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언급은 로켓발사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응이 북한을 고립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보즈워스 대표는 특히 “북한에 압박만 가하는 것이 최선책은 아니며, 유인책(인센티브)을 결합시켜야 한다”고 말해 강경일변도로 치닫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최근 미국을 방문한 한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도 확인했던 현 시점의 미국 입장이다.

이와 관련, 국무부의 고위 당국자는 이른바 `냉각기간’이 어느 정도될 것 같느냐는 질문에 대해 “6개월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해 일단 올해 여름을 전후로 대화재개를 위한 분위기가 성숙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미국의 계산대로 북한이 움직여줄지는 불투명하다. 조지 부시 전임 행정부 보다 유연한 외교를 펼치고 있는 오바마 정부에 대해 로켓발사로 `도발’을 한 북한이 지나치게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해 비협조적으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제2차 핵실험이나 불능화 작업중단을 통한 핵시설 복구 등의 `극약처방’으로 오바마 정부를 계속 시험하고 나설 가능성이다.

또한 북한이 이번 로켓발사를 고리로 한국을 배제한 채 미사일 협상 등 미국과의 `직거래’에만 주력하면서 미국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 수도 있다.

미국은 6자회담이 북핵해결을 위한 가장 유용한 수단으로 여기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을 배제한 상태에서 북.미간 협상을 해나가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만큼 북한의 전략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북한 현안을 해결해 내야하는 어려운 처지에 몰릴 수 있는 것이다.

에반스 리비어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은 “미국은 6자회담의 노력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며, 아마도 로켓발사 이후 북한과 양자접촉을 시도할 것”이라며 “그러나 회담이 재개된다면 이전보다 한층 경직되고 어려운 환경에서 열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북.미 관계는 일단 냉각기 수순이 불가피해 보이며, 6자회담 또는 북.미 양자회담이 재개되기까지에도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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