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 김장날 “배추 배급은 줄었지만…”

평양 시내에서 13㎞ 떨어진 형제산 구역 학산리에 사는 주부 정영려(50)씨는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지난 19일 김장을 담갔다.

배추는 4일전 김장용으로 200㎏을 배급받아 소금에 절여놨지만, 고추는 지난 여름 수해로 배급량이 줄어 마당에서 기른 것을 썼다.

정씨는 “김장이 쉬운 작업은 아니지만 힘들다고 느낀 적은 없다”며 “제 집에서 하는 김치가 제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일본 조선인 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26일 학산리의 김장철 풍경을 소개하면서 지난 여름 수해로 인해 이 지역의 올해 김장배추 배급량이 어른 몫은 1인당 100㎏이 유지됐지만 어린이 몫은 절반인 50㎏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800세대가 농사를 지으며 모여사는 학산리에서는 당시 폭우로 40정보(1정보는 9천917㎡)의 농경지가 피해를 봤다.

북한에서는 지난달 기준 배추와 무 값이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오르면서 올해 김장비용이 급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에게 김장은 그해 겨울을 나는 데 필요한 ‘절반 양식’인 만큼 주부들은 “자기집 김장 뿐 아니라 남의 집 김장도 도우며 서로 맛좋은 김치를 담그기 위한 정보교환을 한다”고 조선신보는 전했다.

정씨도 자신의 김장김치 맛내기 비결은 젓갈을 적게 넣고 첨가제는 사용하지 않는 데 있다고 소개하고 김칫독을 땅에 묻으면 이듬해 4월까지 “꺼낼 때마다 달라지는 김치 맛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흔히 밀, 보리, 옥수수를 수확한 직후인 7월 하순 밭에 배추나 무 종자를 뿌려 11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김장 담그기에 돌입하며, 직장이 있는 주부들은 이틀간 휴가도 받는다.

김칫독을 묻을 마당이 없는 아파트에서는 베란다에 김치를 보관하는 “나름대로의 김장 풍경”이 있다고 조선신보는 전했다.

농장원인 정씨의 남편 최창만(52)씨도 김장날 부인을 돕곤 했지만 두 아들이 군복무를 시작하면서 배추 배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들자 일손을 보태지 않는다고.

정씨는 그런데도 “고추장이나 된장은 공업화된 것을 먹더라도 김치만은 꼭 가정에서 해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평양에는 올겨울 첫눈이 내려 정씨가 마당에 묻은 김장독 위에도 쌓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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