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을 푸르게” 민간단체 분주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과의 산림녹화 협력사업을 “지금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으나, 민간차원에선 이미 소규모나마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데 반해 당국 차원에선 아직 새 정부의 대북정책이 구체화되지 않아서 당분간 산림녹화 협력 제안도 이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 북한에서 조림사업을 꾸준히 벌여오고 있는 민간 단체들은 올해 식목일을 앞두고도 북한에서 각종 식목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평화의 숲’과 유한킴벌리는 오는 29-30일 북쪽 강원도 고성군 금천리에서 신혼부부 270명이 참가한 가운데 금강 소나무 4천500그루를 심는 행사를 갖는다.

‘평화의 숲’은 내달 2-4일에는 구세군과 함께 같은 지역에서 1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밤나무 1만2천 그루를 심는다.

또 온누리 교회는 내달 5일 개성 인근에서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밤나무와 사과나무 등 유실수 1만6000그루를 심는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내달 10일 개성시 개풍군에서 200여명이 참가하는 식목 행사를 갖는 방안을 북측과 협의중이다.

내달말엔 16개 민간단체의 모임인 ‘겨레의 숲’이 평양에서 130여명이 참가하는 나무심기를 한다.

이 단체 관계자는 27일 “봄철 황사와 지구온난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황폐화한 북녘의 산을 복원하는 일은 지금 바로 해야 할 시급한 일”이라며 “정부와 민간이 함께 북한을 푸르게 만드는 일을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21일 환경부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통일 대비도 되고 국토보전도 된다. 국토환경이라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북측과 산림녹화를 위한 협력을 “지금부터” 점진적으로 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통일부, 환경부, 산림청은 각각 대북 산림녹화 협력사업 추진방안에 대한 연구에 들어간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은, 이미 지난해 12월 남북 당국은 남북정상선언의 후속조치로, 제1차 남북경제협력공동위 보건의료.환경보호협력분과위 1차 회의를 열어 산림녹화 협력 사업을 위해 북한의 사리원에 양묘장을 조성키로 합의해놓은 상태다.

이와 관련, 산림청 관계자는 “사리원 양묘장 건설 등 북한과 합의된 기존 사업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며 “산림 조성은 지금 시작해도 실제로 (묘목을 길러내) 심기까지 3-4년이 걸리는 만큼 내부적으로 검토 작업을 진행하되 통일부, 환경부와 협의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관계자도 “북한과의 산림녹화 협력은 통일부와 환경부, 산림청이 공동 추진하되 예산은 남북 협력 기금으로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사업자금 조달 방안을 설명했다.

그러나 “산림녹화 협력 사업을 기존에 합의된 틀 내에서 할지, 새로운 별도 협의체를 만들지를 정하려면 북한에 대화를 제의해야 하는데, 먼저 새 정부의 대북 정책의 틀이 잡히고 (대북정책의) 우선순위가 조율돼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는 남북 당국이 이미 산림녹화 협력방안을 논의했던 남북경제협력공동위 보건의료.환경보호협력분과위의 기존 채널 활용 여부부터 재검토한다는 것이어서, 산림녹화 사업관련 대북 제안이 이뤄지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아직 청와대나 국무조정실에서 구체적인 지시는 없다고 말하고 “북한에 나무를 심는 것은 한반도 생태축 복원, 기후변화협약 등과 연관돼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이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조직 및 예산 확보 방안을 통일부, 산림청과 협의할 계획이며, 민간 단체와도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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